나노재료 관찰하는 '소금 렌즈' 나왔다

2020.02.13 12:00
이창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오른쪽)와 김윤태 박사후연구원(가운데), 민혜기 석박사통합과정생 연구팀은 소금으로 나노재료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 제공
이창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오른쪽)와 김윤태 박사후연구원(가운데), 민혜기 석박사통합과정생 연구팀은 소금으로 나노재료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 제공

소금으로 나노미터(㎚·10억 분의 1m) 크기의 재료를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창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소금 결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현미경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소금 결정 옷을 입혀 탄소나노튜브 위치와 모양을 관찰하는데 이 물질이 다른 나노물질을 관찰하는 렌즈역할도 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해 원통 모양으로 연결된 소재다. 기계적 성질과 전기적 성질 모두 특이해 주목받으나 지름이 1~100㎚로 작아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어렵다. 전자현미경 혹은 원자가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한 원자힘현미경(AFM)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기술은 저온 혹은 진공 상태를 만들어야 하고 넓은 면적을 보기도 어려웠다. 시각화를 위해 고분자나 금속 물질을 붙이는 기술도 도입됐으나 탄소나노튜브가 손상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소금을 활용해 한계를 극복했다. 수 ㎝ 길이로 일렬로 늘어선 탄소나노튜브에 소금물을 떨어트리고 전기장을 가했다. 탄소나노튜브에 전기가 흐르면 소금을 구성하는 나트륨이나 염소 이온이 표면을 타고 이동하면서 소금 결정을 만들게 된다. 이 교수는 "소금 결정의 크기는 수백 ㎚에서 수 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라고 설명했다. 관찰 가능한 크기 한계가 200㎚인 광학 현미경으로도 관찰할 수 있는 크기다.

 

연구팀은 이 소금결정이 탄소나노튜브의 광학신호를 최대 230배 증폭시킨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물질은 빛을 받으면 분자가 빛 에너지와 상호작용해 새로운 빛을 낸다. 이를 분석하면 물질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 소금 결정은 이를 증폭시키는 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소금 렌즈를 활용해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적 특성과 지름도 쉽게 알아냈다.

 

소금 렌즈의 배율은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하다. 연구 1저자를 맡은 김윤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후연구원은 "광학 신호를 증폭하는 정도는 소금 종류에 따른 굴절률 변화와 소금 결정의 모양과 크기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금 렌즈를 활용하면 1 아토몰(100만 조 분의 1몰) 정도로 적은 양의 포도당과 요소 같은 분자도 탄소나노튜브 외부표면으로 이동시켜 탐지해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반적 온도와 압력에서 나노 재료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물성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게 기술의 핵심”이라며 “나노 재료와 나노 현상 연구에 널리 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가천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이달 12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UNIST 제공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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