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유리·금속 등 딱딱한 표면에서 최대 9일 살아남는다

2020.02.12 14:39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문가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주된 감염 경로를 비말 전파와 접촉 전파로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독일 과학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물건의 표면에서 최대 9일까지 전염성을 띤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의 주된 감염 경로를 비말 전파와 접촉 전파로 보고 있다.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 속 바이러스가 1~2m 이내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또는 감염자의 손이나 감염자가 만진 물건의 표면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생장하거나 증식할 수 없는 무생물이다. 그래서 증식하려면 사람이나 동물 등 살아 있는 생물 숙주의 세포 안에 침입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물건 등 무생물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는 대개 2~3시간 정도 전염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A형간염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감염자가 만졌던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50%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2007년 국제학술지 '응용환경미생물학'에 싣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독일 과학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물건의 표면에서 최대 9일까지 전염성을 띤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독일 그라이프스발트대학병원, 보훔루르대 공동 연구팀은 일반 감기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코로나바이러스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코로나바이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상온에서 유리와 플라스틱, 금속 등 무생물 표면에 묻었을 때 평균 4~5일, 최대 9일까지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병원감염저널' 6일자에 발표했다.

 

실험 결과 기온이 21도일 때 일반 코로나바이러스는 강철에서 약 5일, 21도 알루미늄에서 2~8시간, 21도 유리에서 약 5일, 실리콘에서 약 5일, 외과용 장갑 재료인 라텍스에서 최대 8시간, 세라믹에서 약 5일, 테프론(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 섬유)에서 약 5일 정도 살아남았다. 

 

상온일 때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는 금속에서 약 5일, 나무에서 약 4일, 종이에서 4~5일, 유리에서 약 4일, 플라스틱에서 6~9일, 일회용 가운에서 2일 정도 살아 남았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비교적 수명이 짦았다. 20도 강철에서 약 28시간, 30도에서는 만 하루 동안, 플라스틱에서는 20도 48시간, 30도 최대 24시간 동안 전염성을 지속했다. 

 

바이러스가 대개 무생물 표면에서 2~3시간 동안 전염성을 띠는 것에 비해 코로나바이러스는 꽤 오랫동안 생존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이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며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만큼, 비슷한 전염성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에탄올(78~95%)과 프로판올(70~100%), 과산화수소(0.5%), 하이포아염소산나트륨(0.21%) 포비돈 요오드(7.5%) 등으로 만든 소독제를 사용하면 코로나바이러스를 쉽게 불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실험으로 확인했다. 소독과 방역을 철저히 하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접촉 전파를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에어로졸 상태로 공기 전염은 아직도 의견 분분

 

최근 홍콩 칭이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서로 만난 적이 없는 두 사람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화장실에서 대변 등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상태로 배관을 통해 확산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생겼다. 이 때문에 해당 아파트 주민 110명은 긴급 대피한 상태다.

 

2003년 사스가 유행했던 당시에도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관을 통해 확산되면서 주민 300여 명이 집단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전염병 권위자인 위안궈융 홍콩대 의대 교수는 현장 답사를 마치고 "배설물을 옮기는 배관이 공기 파이프와 연결돼 있어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으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변이나 소변를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지만 침방울이나 혈액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양이므로 에어로졸화해 다른 이를 감염시키기 어렵다고 본다. 이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두 감염자는 서로 10층이나 떨어진 곳에 사는 만큼 공기를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 손잡이나 계단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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