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전파자 출현 원인 규명 어려워"…조기 격리치료만이 답

2020.02.11 16:58
프랑크푸르트 공항 부근의 학교 스포츠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대비한 병상이 마련돼 있다. AP/연합뉴스 제공
프랑크푸르트 공항 부근의 학교 스포츠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대비한 병상이 마련돼 있다. AP/연합뉴스 제공

이달 11일 국내에서 2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30세 중국인 여성인 이 환자는 지난달 26일 확진됐던 3번 환자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이 3번 환자는 함께 식사했던 지인(6번 환자)을 감염시켰고, 6번 환자는 아내(10번 환자)와 아들(11번 아들), 그리고 지인(21번 환자)에게 전염시켰다. 일각에서는 3번 환자가 '슈퍼전파자'가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슈퍼전파자 한 사람이 십수 명 이상 감염시켜

 

슈퍼전파자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뒤 다른 감염자에 비해 특별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시키는 숙주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감염자 1명이 10명 이상 감염시킨 경우로 정의한다. 

 

감염학계에서는 한 집단 내에서 감염병이 유행하는 패턴이 대개 80:20법칙(파레토법칙)을 따른다고 보고 있다. 감염자 중 20%가 나머지 80%가 감염된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슈퍼전파자는 한 사람이 십수~수십 명에게 전염시킬 만큼 강력하다.

 

2015년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했을 당시에도 메르스 자체의 전염성은 R0로 낮았지만, 한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사흘간 머물면서 81명을 감염시킨 사례가 있다. 

 

슈퍼전파자들은 공통적으로 다른 감염자들보다 기침이나 재채기, 콧물 등 극심한 증상을 보인다. 한 숙주로부터 증식한 바이러스들은 다른 새로운 숙주를 찾아나서기 위해 이런 증상을 이용해 밖으로 나간다. 

 

앨리슨 갈바니 미국 예일대 의대 역학및공중보건학과와 로버트 메이 영국 옥스포드대 동물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가 유행했던 당시 확산 패턴을 조사해 80:20법칙은 기생충으로 인한 감염병이나 성 접촉으로 전염되는 성병에 국한된다는 연구결과를 2005년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었다. 연구팀은 사스처럼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바이러스가 전해질 수 있는 호흡기질환은 다른 감염병에 비해 확산 속도가 빠르고 그 범위도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다른 감염병에 비해 슈퍼전파자가 발생할 위험도 크다. 

 

누가 왜 슈퍼전파자 되는지 몰라... 조기 격리치료 필요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입원한 음압 격리실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입원한 음압 격리실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전문가들은 올해 유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도 슈퍼전파자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6~23일 싱가포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의료기기업체 비즈니스 컨퍼런스에도 슈퍼전파자가 참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행사에서 이 환자가 최소 5개국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보고 있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영국인은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확진 판정 받기 전 프랑스 동부의 한 스키리조트에 머물면서 9살 어린이 등 5명을 추가로 감염시켰다. 국내에서도 싱가포르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두 사람(17번째 환자, 19번째 환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컨퍼런스에서 두 사람과 함께 머물렀던 말레이시아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고, 귀국 후 자기 가족 2명에게 2차감염시켰다. 전문가들은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첫 발생지인 중국 우한에서 온 사람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병원체를 다른 이에게 퍼뜨리는 전염력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자 중 일부가 슈퍼전파자가 되는 이유다. 하지만 누가 왜 어떤 경로로 슈퍼전파자가 되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슈퍼전파자 출현이 개인의 면역력 차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능력이 남들보다 떨어지거나 스스로 증상이 심각하다고 느끼지 못해 다른 감염자들보다 더 많은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떤 감염자가 슈퍼전파자가 되는지도 예측하기 힘들다. 또 교통의 발달로 다른 국가와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는 일이 수월해지면서 최근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은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된 환자는 조기에 격리해 치료하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을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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