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년만에 존폐 기로에 놓인 세계김치연구소

2020.02.10 18:47
광주광역시 소재 세계김치연구소 전경. 김치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광주광역시 소재 세계김치연구소 전경. 김치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한국식품연구원의 부설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김치연)가 설립 10년만에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연구회)는 김치연의 식품연 통폐합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김치연을 식품연에 통합시키는 방안을 연구회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와 연구회가 통폐합 검토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론이 나오면 연구회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치연은 현재 기관장이 공석이다. 2016년 11월 18일 제3대 소장으로 취임한 하재호 소장이 지난해 11월 17일 임기가 만료된 뒤 신임 소장 공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상 기관장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이뤄지는 신임 기관장 공모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김치연 통폐합에 대해 지난해 11월 직원들 사이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13일 전임 하재호 소장이 퇴임 직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통폐합 이슈를 공식적으로 처음 밝히면서부터다. 김치연의 한 관계자는 "하재호 소장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와도 신임 기관장 공모가 이뤄지지 않아 전직원들이 의아해 하던 중 통폐합 이슈를 제기해 전직원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김치연 직원들은 연구소 직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통폐합 논의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하재호 소장이 퇴임한 뒤인 11월 21일 노조를 설립해 대응하고 있다. 직원 130명 중 현재 89%가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연의 한 관계자는 또 “세계김치연구소는 지난 2009년 설립이 논의될 때 김치산업진흥법을 근거로 설립됐는데, 이는 독립적인 운영과 예산 독립성을 담보하고 있다”며 “김치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통폐합이 이뤄지면 연구개발(R&D) 예산이 줄어들고 지금까지 해온 R&D 성과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연구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통폐합 관련 TF회의에 김치연 연구자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한성일 과기정통부 연구기관지원팀장은 “2017년부터 국회를 중심으로 출연연구기관 효율화 문제가 제기되며 김치연의 식품연 통폐합이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연구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중이며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김치연 통폐합 관련 TF에서는 통폐합 외에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중이다. 연구회로부터 독립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가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성일 팀장은 “국회 상임위를 중심으로 김치연이 수행하는 R&D를 식품연이 총괄해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독립적인 형태의 김치연이 어떤 연구성과를 내느냐 등의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며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어떤 방안이 효율적일지 답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치연구소는 김치관련 분야 R&D를 종합적으로 수행해 국내 김치산업을 식품산업의 대표적인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 2010년 1월 1일 설립된 정부 출연연구기관이다.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과 김치산업진흥법이 설립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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