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中 이민자·유학생 많은 나라일수록 신종 코로나 발생 가능성 높다 "

2020.02.07 18:03
박한우 영남대 교수와 주우붕 연구원팀이 유엔 자료를 이용해 시각화한 중국인 이민자 현황이다. 143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한우 교수 제공
박한우 영남대 교수와 주우붕 연구원팀이 유엔 자료를 이용해 시각화한 중국인 이민자 현황이다. 143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한우 교수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확산 양상이 중국 이민자 및 유학생 진출자 수와 비교적 강한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국내 연구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감염병 발생과 확산을 중국인들이 세계 각지로 퍼지는 ‘사이노글로벌화’ 현상 및 ‘문화융합화’ 현상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 주장이 “중국인이 감염증 발생 및 확산의 원인”이라는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보 분석을 통해 감염병 확산을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분석의 한 사례”라며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한국 실정에 맞는 재난 분야 데이터 수집 체계를 세우고 정보분석, 의사결정지원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분석 전문가인 박한우 영남대 사이버감성연구소 교수팀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나라별 발생 양상과 각국의 중국인 이민자 및 유학생 이동 양상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7일 본보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4일까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국가별 통계와 중국인 유학생 이동 통계, 그리고 중국인 이민자 수 통계를 확보해 상관성을 분석했다. 


예를 들어 유엔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이민자는 세계 143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민자 수 상위 국가 및 지역으로는 미국과 홍콩, 일본, 캐나다, 호주, 한국, 싱가포르, 마카오 등이 꼽혔다. 유네스코의 2020년 자료를 바탕으로 2017년 중국인 유학생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역시 비슷하다. 중국인 유학생은 78개국에 흩어져 있었고 대상 국가 및 지역은 미국과 호주, 영국, 일본, 캐나다, 한국, 홍콩, 독일 순으로 많았다. 


박 교수와 주우붕 연구원팀은 이들 인구수 분포 자료와 4일까지의 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가 발생한 국가와 그 국가의 이민자 수 사이의 통계적 상관성은 0.624, 유학생 수와의 통계적 상관성은 0.580으로 나타났다. 세 통계를 함께 분석한 결과 역시 0.621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통계적 상관성은 0~1사이의 수로 표기되며,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강하다. 박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통계적 상관성이 0.4~0.7 사이면 보통, 0.7 이상이면 강하다고 하는데, 이번 분석에서는 약 0.6으로 나왔다”며 “비교적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과 비교한 분석의 상관성이 다소 낮은 것은 많은 환자가 발생한 싱가포르의 유학생 자료가 싱가포르의 정책으로 유네스코 자료에서 누락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중국이 국제화하면서 문화적으로 융합되는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긍정적인 현상인데, 보건 측면에서 역기능이 생긴 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다. 보건 측면만 보지 말고 사회 및 인구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와 주우붕 연구원팀이 유네스코 자료를 이용해 시각화한 2017년 중국인 유학생 현황이다. 78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데이터는 누락이 돼 있다. 박한우 교수 제공
박한우 영남대 교수와 주우붕 연구원팀이 유네스코 자료를 이용해 시각화한 2017년 중국인 유학생 현황이다. 78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데이터는 누락이 돼 있다. 박한우 교수 제공

박 교수는 감염병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회 및 인구, 문화 데이터 수집을 통해 빠르고 효과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이번 분석을 했다. 그는 “감염병이 특정 구조의 네트워크를 통한 전달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며 “세균과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과정은 아이디어나 구매, 행동, 태도 등 전염이 되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특정 구조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내 전파에서도 이 사실을 응용할 수 있다"며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대구는 북구와 달서구, 경북은 경산, 경주, 김천에 중국 학생이 많다. 이런 데이터를 수집해서 리스크 확산 모델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감염병 등 사회적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보 분석과 상황 전파, 대응 통제의 3단계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가운데 한국은 상황 전파와 대응 통제를 아주 잘 하고 있지만, 정보 분석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 부분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존스홉킨스대나 노스이스턴대 등의 물리학자들은 항공기 이착륙 데이터 등을 토대로 감염병의 확산 양상을 모델링 기법으로 추정하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정보 기반으로 예측을 하면 확산 양상을 사전에 짐작해 정책적으로 대응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 과정이 현재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한국 실정에 맞게 재난분야별 데이터 수집 체계와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 과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람들이 정보탐색에 직접 나서면서 가짜뉴스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
박한우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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