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37개국이 함께 만든 '암 유전체 지도'

2020.02.08 09:00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한국과 미국, 영국을 비롯해 37개국 744개 연구기관 과학자 1300여 명으로 이뤄진 국제 연구팀이 거의 모든 암에 대한 유전정보를 분석해 '암 유전체(게놈) 지도'를 완성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6일 암세포들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건강한 세포와 비교분석하는 듯한 그림을 표지에 담았다.

 

매년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는 800만 명 정도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십 년간 암 발생률이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학계에서는 암을 조기 진단하거나 훨씬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암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 국제 컨소시엄(PCAWG)'을 만들고 10여 년간 공동 연구를 해왔다. 

 

이 컨소시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하버드대, 한국 국립암센터 등 연구기관과 기업 과학자가 대거 포함돼 있다. 이번에 완성한 암 유전체 지도를 통해 암에 대한 전체 대략적인 그림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 연구팀은 폐암과 간암, 신장암, 유방암, 난소암, 방광암, 피부암, 자궁경부암, 소아 뇌종양 등 38가지 암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부터 암 조직 샘플 2658개를 얻었다. 암 조직의 유전정보를 해독하고, 같은 환자들에게서 추출한 정상 세포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비교했다. 암세포와 정상 세포 간에 서로 다른 염기서열을 분석해 암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를 찾았다.
 
그 결과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4700만 개를 발견했다. 또 이 변이들이 수천 가지 조합으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흡연이나 바이러스 등 발암 요인이 만드는 돌연변이도 새로 찾아냈다. 반면 암의 약 5%는 유전자 변이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연구팀은 또한 방사성탄소동위원소 연대측정으로 돌연변이가 언제 일어났는지 추적하는 기술도 개발해, 암이 진단되기 수 년~수십 년 전에 이미 주요한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암을 일으키는 씨앗이 오랜 시간에 걸쳐 종양으로 진행된다는 얘기다. 암을 유발하는 변이의 20% 이상이 이에 해당했다. 
 
전문가들은 암 유전체 지도를 활용하면 '발암 씨앗'을 찾아 암이 발생하기 수 년~수십 년 전에 정확히 예측해 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체적인 과정을 밝히고, 환자 맞춤형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6일자 표지논문 등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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