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기침외에도 대소변 등 감염 경로 다양하다"

2020.02.04 14:42
2일 국내 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전북 군산의 목욕탕. 전날 목욕탕 내부 전체의 소독을 마치고 개장했다. 연합뉴스 제공
2일 국내 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전북 군산의 목욕탕. 전날 목욕탕 내부 전체의 소독을 마치고 개장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2일 국내 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다녀간 군산 내 대중목욕탕이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목욕탕은 전날인 1일 오후 방역작업을 거쳐 2일부터 영업을 재개한 것"이라며 "메르스 대응 이후 실시하고 있는 조치 방법이며, 업체 특성이나 사정에 따라 영업재개 시점을 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화관이나 직장 등과 달리 목욕탕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누구누구인지 몇 명이나 되는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아 보건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대중들은 목욕탕의 습한 공기와 욕조 물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주로 호흡기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1~2m 근거리 내에서 침방울이 튀기지 않는 이상, 목욕탕에서는 전염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목욕탕에 몸을 담갔다가 나와서 비누칠을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묻었어도 물로 다 씻겨내려간다는 설명이다. 
 

오염된 문손잡이나 음식물로도 전염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문가들은 환자가 만졌던 물건을 통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했던 2015년 당시에도 병원 문손잡이 등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물건 등 무생물에 묻은 바이러스는 2~3시간 정도 생존한다고 말한다. 생물이 아닌 바이러스의 특성상, 계속 생존하려면 사람이나 동물 숙주를 감염시켜 세포를 이용해 증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A형간염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감염자가 만졌던 물건을 다른 사람이 만졌을 경우 감염될 가능성이 5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2007년 국제학술지 '응용환경미생물학'에 발표하기도 했다. 

 

바이러스가 묻기 좋은 환경은 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의 손잡이, 화장실 문과 문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과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영화관 좌석 팔받침, 동전과 지폐 등이다. 또 병원 내에서 환자가 만졌던 침대 난간이나 테이블, 의자 등도 해당한다.

 

WHO 비상위원회 관계자인 마리아 반 케르코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공중보건의대 전염병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에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만진 물건을 만진 만졌을 때도 전염될 수 있다"며 "감염자가 다녔던 장소나 입원해 있는 병원을 소독하고 방역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간접적으로 전염되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이는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어 예방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감염자가 수 일 전에 다녀갔던 장소를 피해야 할 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 때 SNS에서는 환자들이 방문했던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특정 번화가, 병원 등에 가면 안 된다는 글이 퍼졌다. 하지만 감염자가 방문한 지 수 일이 지난 후에는 바이러스가 사라진다. 

 

최근에는 오염된 음식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돼 기침, 폐렴 등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중국 상하이 제2군사의과대학 창젱병원 연구팀은 호흡기 외에도 식도와 위, 결장 등 소화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ACE2)를 발견했다며, 이곳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31일 바이오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표면에 나 있는 ACE2 수용체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소변으로도 이웃 집에 전염 가능한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소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 광둥성 선전제3인민병원 연구팀은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의 대소변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손이나 음식물을 거쳐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대소변으로 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과 함께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미 대소변을 통한 전염 가능성을 언급했다. 종난샨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는 지난달 30일 광저우일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침이나 분비물을 통해 주로 전염되지만 대소변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는 미국의 확진 환자 대소변 샘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RNA를 발견했다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의 위층에 살던 사람이 감염되는 일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화장실 물을 내릴 때 환자의 변에 있던 바이러스가 하수관을 통해 이웃으로 전파됐다고 보고 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가 유행했던 2003년 당시에도 변기 물을 내릴 때 생성된 바이러스 에어로졸이 배수구를 통해 다른 집들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 적이 있었다. 

 

중국 푸단대 화산병원은 중국 SNS인 웨이보를 통해 "아직까지는 추측일 뿐 WHO 등에서 인정받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의 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된 만큼, 전문가들은 변기를 내릴 때도 뚜껑을 닫는 등 위생개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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