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질병관리본부장 "신종 코로나, 무증상 감염 가능성 충분하다"

2020.02.03 20:09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3일 오후5시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전망과 정부 및 시민의 대응 방향’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3일 오후5시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전망과 정부 및 시민의 대응 방향’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무증상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바이러스양과 달리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초기에 발생하는 적은 바이러스 양으로도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3일 오후5시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전망과 정부 및 시민의 대응 방향’ 포럼에서 “처음에 세계보건기구(WHO)도 그 가능성을 믿지 않았지만 이제 달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이 교수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 전망과 정부 및 시민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 외에도 대소변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인정했다. 이달 2일 중국 광둥성 선전 제3인민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의 대소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리보핵산(RNA)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경우 바이러스가 소변에서 1일, 플라스틱 표면 2일, 대변 2일, 설사에서는 4일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소변에도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놓고 본다면 호흡기 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전파가 가능하다는 추론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러스가 만연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국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재생산지수(R0)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0는 전염병의 사람 간 전파력을 나타낸 수치로 환자 1명이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숫자가 높을수록 빠르게 확산된다는 뜻이다. R0 수치가 1 아래일 때 질병이 통제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 교수는 “2009년부터 2010년 신종인플루엔자가 대유행 할 때는 백신이 개발되며 전염이 멈췄는데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런 게 없다”며 “결국 사람 간 접촉을 막아 R0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사람 간 접촉을 막아 R0를 줄이기에는 확진 환자가 너무 많이 늘어났고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만연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접촉을 막는 게 중요하지만 이미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퍼졌다면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방에 바이러스가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으려면 손을 열심히 씻고 바이러스 저항력을 가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행하고 있는 확진 환자 격리조치에 대해서도 “바이러스가 많은 곳에 퍼진 상황에서 격리 조치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런 부분보다 정부는 중증 환자 관리로 돌아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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