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꿀벌 장내 미생물 조작해 기생충 없앤다

2020.02.02 11: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꿀벌의 배에 붙어있는 ‘바로아 응애’ 모습을 31일 표지로 실었다. 바로아 응애는 진드기의 일종으로 꿀벌이 꽃에 꿀을 따러 올 때 몸에 착 달라붙어 벌집으로 이동한다. 벌집으로 이동한 바로아 응애는 꿀벌 유충에 기생해 번식을 시작한다. 번식 속도가 꿀벌보다 빠를 뿐 아니라 꿀벌에 바이러스성 질병까지 퍼뜨려 꿀벌 개체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낸시 모란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통합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꿀벌의 장내 미생물을 유전자 조작해 바로아 응애에도 꿀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해 이번 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해 꿀벌의 생존율을 향상시켰다. 꿀벌의 장내에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여러 미생물이 존재한다. 그 중 ‘스노드그라셀라 알비(Snodgrassella alvi)’는 소화 및 병원체 방어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스노드그라셀라 알비가 ‘2중가닥 리보핵산(RNA)’을 만들어 내도록 유전자 조작했다. 


2중가닥 RNA는 RNA 간섭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는 데 이 RNA 간섭은 바이러스를 비롯한 체외에서 유래한 유전 물질에 대한 면역 반응에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스노드그라셀라 알비를 유전자 조작해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RNA 간섭 현상을 일으켰다”며 “바로아 응애에 취약한 특정 유전자 발현도 막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전자가 조작된 스노드그라셀라 알비를 꿀벌에 주입하고 대조군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바로아 응애가 없어질 확률과 바로아 응애가 옮기는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생존율을 각각 나눠 실험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된 장내 미생물을 가진 꿀벌의 경우 바로아 응애가 열흘 내로 없어질 확률이 그렇지 않은 꿀벌보다 70%p 높은 것을 확인했다. 바로아 응애가 옮기는 바이러스 질병에 걸렸을 때 열흘 동안 생존율도 유전자 조작된 장내 미생물을 가진 꿀벌이 그렇지 않은 꿀벌보다 36.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란 교수는 “유전자가 조작된 장내 미생물이 꿀벌의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바로아 응애까지 없애는 효과를 보였다”며 “유전자 조작된 장내 미생물이 다른 곤충에게 전달될 우려가 있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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