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방사성물질 누출 사고는 사실상 ‘인재’…운영미숙으로 오염수 유출

2020.01.31 14:10
원안위가 공개한 지난해 9월 26일 자연증발시설 CCTV 영상이다. 바닥에 물이 넘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원안위 제공.
원안위가 공개한 지난해 9월 26일 자연증발시설 CCTV 영상이다. 바닥에 물이 넘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원안위 제공.

지난해 말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부에서 방사성 물질이 방출된 사고는 시설 운영자의 ‘운영 미숙’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인재’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시설 외부로 누출돼 시설 주변 토양을 방사성물질로 오염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자력연구원은 안전 관리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는 31일 열린 114회 원안위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물질 방출 사건 중간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 22일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시설에서 방사성 물질이 방출돼 인공 방사성핵종인 세슘137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내부의 자연증발시설 주변 우수관으로 방사성물질이 방출됐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같은 사실을 원안위에 보고했고 원안위는 21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사건조사팀을 현장에 파견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당시 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 물질 누출 원인으로 세슘137 농도가 높았던 토양 주변의 자연증발시설로 추정했다. 자연증발시설은 원자력연구원에서 나온 극저준위(185Bq/리터) 방사성 액체 폐기물을 증발시키는 시설이다. 

 

우선 사건조사팀은 세슘137의 농도가 가장 높았던 연구원 내 우수관과 덕진천이 만나는 지점부터 우수관을 따라 맨홀 내의 토양시료에 대한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자연증발시설에 가장 근접한 첫 번째 맨홀에서 최대선량을 확인했다. 첫 번째 맨홀 토양의 핵종별 농도를 분석한 결과 세슘137은 kg당 3만1839배크렐(Bq/kg), 세슘134는 101Bq/kg, 코발트60은 192Bq/kg이 검출됐다. 

 

이같은 KINS 사건조사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안위 사무처는 원자력연구원의 추정대로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연구원 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등에서는 방사성물질이 방출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조사팀은 이와 관련 연구원 내 자연증발시설에서 지난해 9월 26일 방사성폐기물 처리과정에서 오염수 유출이 발생한 사실을 CCTV 영상, 각종 기록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확인했다. 확인 결과 시설 운영자가 필터 교체를 한 뒤 밸브를 점검하지 않은 채 시설을 가동해 오염수가 바닥으로 넘쳐 시설 외부로 오염수가 방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원안위 조사결과 자연증발시설 운영자는 1명으로 근무시간(9시~18시) 내 운영시설로 교대근무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시설운영자는 1991년부터 2017년까지 근무후 퇴직했고 2017~2018년에는 경력직원, 2019년부터 신규직원(경력 1년)이 근무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필터 교체시마다 오염수가 약 50리터 유출돼 바닥배수 탱크로 흘러들어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 30년간 약 2년 주기로 13회 필터를 교체한 점을 감안하면 총 650리터 가량의 오염수가 자연증발시설 외부로 배출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원안위는 원자력연구원 외부 하천 28개 지점의 세슘137 방사능 농도는 주변지역 토양의 방사능 농도 수준임을 확인했다. 하천수에도 방사성물질이 미검출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원안위는 자연증발시설 운영과정에서 외부 환경으로 배출돼서는 안되는 인공방사성핵종이 방출되는 등 안전조치가 미흡했음을 확인하고 자연증발시설 사용정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를 지속하기로 했다. 또 자연증발시설 등에서 방출된 방사성물질이 외부 환경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토양을 제염하고 밀봉토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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