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장관 '혁신'만 74차례 언급했지만…R&D특별법 처리 안갯속

2020.01.16 11:30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지난해 9월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 대토론회에서 특별법안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지난해 9월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 대토론회에서 특별법안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윤신영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6일 대전 유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0년 업무계획에서 '혁신'을 유달리 강조했다. 이날 공개한 13쪽짜리 과기정통부의 새해 업무계획에는 '혁신'이라는 말이 74번 등장했다. ‘혁신 인재 양성’ ‘규제 혁신’ ‘미래 혁신’ ‘혁신성장’ 등 혁신의 대상도 다양했다. 


하지만 정작 혁신을 범부처 연구 현장에서 시스템으로 구현하기 위한 ‘국가 연구개발(R&D) 혁신을 위한 특별법’의 제정은 답보상태다. 이번 업무계획에도 국가R&D 혁신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 작은 글씨로만 언급돼, 사실상 입법이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평가 시스템의 개선이나 연구윤리 강화, R&D 법규를 단일화한 법령 등 특별법 안에 들어갔던 내용 일부가 업무계획의 다른 부분에도 등장하지만, 전체 R&D 제도를 체계적으로 개편한 법률의 필요성을 강조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이 법의 통과를 강조했던 지난해 말과는 사뭇 다른 온도차다.


국가R&D 혁신 특별법은 2018년 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대표 발의해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주축이 돼 입법을 추진한 법률이다. 다양한 부처에 난립하던 130여 개 R&D 관련 규정을 일원화해 현장 연구자들의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 부담을 줄여 연구에 몰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차평가 등 연구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던 제도를 대폭 개선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법은 지난해 말 20대 정기국회 마지막날까지 소관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됐다. 이후 12월 말 임시국회에서 과학기술원자력범안심사소위를 열어 축조심사(의안의 조항을 낭독하며 진행하는 심사)를 했지만, “과기정통부가 정부 R&D에 대해 시어머니, 옥상옥 역할을 하려 한다” “개별 법을 통일하면 되지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겠는가”는 반대 의견을 최연혜,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면서 여야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별법안은 이후 1월 임시 국회에서도 과방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과기정통부 내에서는 “국회가 총선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만큼, 이대로 가다가는 사실상 통과는 물 건너가는 게 아니겠느냐”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1월 임시국회도 산회한 상태로, R&D혁신 특별법은 2월에 개최될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20대 국회의 법안 가운데 계류된 법안의 비율이 68%에 이르러 법안처리율이 역대 최저라는 평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R&D혁신 특별법이 처리가 될지는 미지수다. 반면 처리해야 할 법안의 수는 역대급으로 늘었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접수된 법안의 수는 2만 3733건에 이른다. 이는 19대 국회 때 접수된 법안 수 1만 8926건보다 25% 이상 증가한 수다. 처리될 법안 수는 역대급으로 늘었지만 처리율은 낮은 상황으로, 법안의 통과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아직 특별법 통과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는 않고는 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 2020년 과학기술인 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최기영 장관은 “여러분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가연구개발혁신 특별법’의 입법에도 노력할 것이다. 긴 호흡을 가지고 기초가 튼튼한 과학기술·정보통신 강국이 되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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