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잡초 잡는 국산 잔디제초제, 세계 최대 시장 美 진출 길 열렸다

2020.01.06 13:33
메티오졸린이 기존 제초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잡초(새포아풀)를 완전히 제거한 모습이다. 사진 속 맨 오른쪽 구획이 메티오졸린을 처리한 뒤 잔디만 남은 모습이다. 왼쪽은 잡초가 남아 희끗희끗하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메티오졸린이 기존 제초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잡초(새포아풀)를 완전히 제거한 모습이다. 사진 속 맨 오른쪽 구획이 메티오졸린을 처리한 뒤 잔디만 남은 모습이다. 왼쪽은 잡초가 남아 희끗희끗하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이 공동개발한 농약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진출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국내기업 목우연구소와 공동개발한 잔디 제초제 '메티오졸린'이 미국 환경청(EPA)으로부터 지난해 12월 상용화 승인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미국은 잔디 제초제 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세계 최대 제초제 소비국이다. 국내 개발 농약이 미국 환경청에서 상용화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티오졸린은 골프장이나 정원 등 잔디에 쓰이는 제초제다. 잡초인 ‘새포아풀’만 골라 방제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새포아풀은 열대지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자라는 잡초로 잔디에 병을 일으키는 세균의 숙주 역할을 한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도 녹색을 유지해 온대부터 냉대까지 재배되는 한지형 잔디와 거의 같은 식물 계통이라 제초제를 이용해 제거하기가 매우 까다로워 효율적인 방제가 어려웠다. 한국에서 자라는 잔디는 겨울에 시들어 휴면에 드는 ‘난지형 잔디’로 새포아풀 방제가 그나마 가능했지만, 최근 이들 제초제에 저항성을 지닌 새포아풀이 발견돼 제초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김형래 화학연 책임연구원과 고 유응걸 연구원팀은 2002년 벼 제초제로 메티오졸린을 개발했다. 하지만 상용화되지 않았고, 2007년 목우연구소에 기술이전된 뒤 잔디 제초제로서 새로운 용도로 개발됐다. 연구 결과 메티오졸린은 한지형과 난지형 잔디 모두에 제거 효과가 컸다. 특히 약효가 약 2주에 걸쳐 서서히 발현되면서 새포아풀의 성장을 막고, 동시에 그 자리에 약 한 달 남짓에 걸쳐 잔디가 들어오게 해, 잡초가 제거된 자리가 빌 때 나타나는 미관 상의 문제가 없는 게 장점이다.


이후 고영관 화학연 책임연구원팀과 목우연구소는 메티오졸린 대량생산공정을 공동 개발했다. 2010년 농촌진흥청 농약으로 등록된 뒤 ‘포아박사’라는 상품명으로 국내에서만 누적 1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외 6개국에 공정 특허를 등록한 상태이며, 2016년 일분 농림수산성 등록 및 출시됐다. 올해 미국 시장 진출 확정에 이어 연내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상용화가 될 예정이다.


이혁 화학연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은 “출연연과 산업체가 공동연구로 세계적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가진 신농약을 개발해 선진국 시장에 진출했다”며 “국내 신물질 연구개발(R&D)의 위상을 높인 사례”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전 세계 잔디 제초제 1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메티오졸린으로, 상품명은 국내에서는 ‘포아박사’, 국외에서는 ‘PoaCure’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최초로 전 세계 잔디 제초제 1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메티오졸린으로, 상품명은 국내에서는 ‘포아박사’, 국외에서는 ‘PoaCure’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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