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만 봐도 범죄확률 OO%…'마이너리티 리포트' 현실로 성큼

2020.01.02 16:41
임경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왼쪽)과 김상원 책임연구원이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데자뷰)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이다. ETRI 제공
임경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왼쪽)과 김상원 책임연구원이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데자뷰)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이다. ETRI 제공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새벽 시간 으슥한 골목길, 젊은 여성 한 명이 골목길 사이를 지나가자 모자와 마스크를 쓴 남성이 일정 거리를 두고 따라가기 시작한다. 골목 길모퉁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이를 촬영하자 인공지능(AI)이 상황을 분석하고 CCTV 관제센터에 우범률 80%라는 경고와 함께 알람을 띄운다. 곧바로 관할 경찰서에 정보가 전달되고 경찰들이 현장으로 긴급 출동에 나선다.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처럼 CCTV 화면을 AI가 분석해 범죄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예측 기술이 개발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현재 CCTV 상황을 분석해 어떤 유형의 범죄가 발생할지 확률적으로 보여주는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을 지난해부터 개발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이 기술은 통계적 범죄 예측 방식에 지능형 CCTV 영상분석 기술을 더했다. 미국이 도입한 ‘프레드폴’ 과 같은 기존 범죄 예측시스템은 과거 범죄통계만을 분석해 미래 위험도를 측정한다. 어떤 장소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했다면 우발 지역으로 보고 미리 경찰을 대기시키는 식이다. 반면 이번 기술은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현재 상황 정보까지 반영해 복합적으로 수 분 혹은 수 시간 후 범죄 발생 위험도를 알아낸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한 기술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면 CCTV를 토대로 미리 범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연구팀이 기존에 개발한 ‘지능형 CCTV 영상분석기술’이 상황을 정확히 판단한다. 이 기술은 영상 속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을 인식한다. 구두 발자국의 ‘똑딱’ 소리를 듣고 긴박한 뜀박질인지 지속적인 미행인지와 같은 상황을 알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시각지능 기술로 화면 속 사람이 모자나 마스크, 혹은 안경을 쓰고 있는지, 배낭 등 도구를 가졌는지 추가 파악할 예정이다.

 

상황을 인식하면 인공지능(AI)이 과거 범죄 통계정보와 비교해 상황의 위험도를 측정한다. 새벽 2시 후미진 골목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성이 젊은 여성을 따라가는 화면이 잡힌다면 위험도를 높게 책정해 알람을 주는 방식이다. 비슷한 패턴이 오후 2시, 서울 명동 거리라면 위험도는 크게 낮아진다. AI는 법원 판결문 2만 건을 학습해 범죄가 일어날 때 나타나는 상황적 요소를 파악한다. 여기에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의 범죄 영상 데이터와 범죄 상황을 가정한 영상도 학습할 예정이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기술은 CCTV로 상황을 인식하고, AI가 정보를 토대로 범죄 위험도를 알린다. 범죄 위험도를 관제센터가 확인하면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이를 알린다. ETRI 제공
연구팀이 개발 중인 기술은 CCTV로 상황을 인식하고, AI가 정보를 토대로 범죄 위험도를 알린다. 범죄 위험도를 관제센터가 확인하면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이를 알린다. ETRI 제공

연구팀은 성범죄 전과가 있는 대상자를 관리하는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성범죄자는 전자발찌의 위치정보를 기준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람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CCTV로는 특히 대상자 판별이 어렵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한 사람 재식별기술을 활용해 전자발찌 착용자처럼 고위험 특정인의 경로를 분석하면 즉각 인근 CCTV가 사람을 찾게 만들어 줄 계획이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우범자를 관리하기 쉬워지고 위험한 행동을 하면 빠르게 파악해 대응할 수 있다.

 

ETRI를 중심으로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와 경찰청, 제주도, 서울 서초구 등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한다. 실증과 현장 검증을 거쳐 치안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범죄예측 기술은 서울 서초구에 올해 7월 도입된다. 서초구는 같은 날 전국 최초로 ‘범죄 AI CCTV’를 7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AI CCTV 3000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중국의 실시간 영상감시 시스템 ‘톈왕’처럼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구팀은 영상 프라이버시 마스킹 등 개인 민감정보 보호기술을 도입해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김건우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 신인증 및 물리보안연구실장은 “CCTV가 단순히 범죄 발생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위험발생 가능성을 최대 80%까지 예측하고 예방하는 신경망 모델을 개발해 미래형 첨단 사회안전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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