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바람-수소연료전지로 한국의 새로운 10년 이끈다"

2019.12.27 09:00
충북 증평에 있는 신성이엔지 태양전지 제조공장. 최정상급 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서동준 기자
충북 증평에 있는 신성이엔지 태양전지 제조공장. 최정상급 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서동준 기자

“태양전지가 어디에든 사용될 수 있는 수준으로 값싸고 효율도 높아지면 화석 연료 때문에 벌어지는 국제 분쟁도, 미세먼지도 사라질 겁니다.”

 

19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 신성이엔지 태양전지 증평공장. 공장 지붕에도, 바로 옆 화단에도, 공장 건너편 농지에도 태양전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로비에 들어서자 ‘PERC 세계 최고 효율 22.11% 달성’이라는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PERC는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뒷면에 반사막을 씌우는 기술이다. 김동섭 신성이엔지 사장은 “올해 국내외에서 대규모 태양전지 공급계약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증평공장과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음성공장 모두 100%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향후 10년간 에너지 기술 연구개발 전략을 담아 발표한 ‘제4차 에너지기술개발계획’에 따르면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는 에너지 기술의 미래를 이끌 ‘삼총사’로 꼽힌다. 이들 기술의 국내 연구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효율 22% 태양전지…뒷면에 반사막 씌워

 

환경·에너지 전문 중견기업인 신성이엔지는 2007년 태양광 발전에 뛰어든 국내 태양광 1세대 전문기업이다. 효율 22.11%는 상용 태양전지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신성이엔지가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인 데는 PERC 기술을 상용화시킨 점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현재 태양광 발전에 주로 사용되는 태양전지의 95% 이상은 실리콘 태양전지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태양광이 내부에 갇혀있던 전자를 분리하면서 전류를 만든다. 그런데 태양광 중 일부가 태양전지를 그냥 투과해버리거나, 실리콘에 흡수되지 않는 적외선이 태양전지 뒷면에 흡수돼 태양전지 온도를 높이면 전력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

 

신성이엔지는 산화알루미늄을 태양전지 뒷면에 씌워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산화알루미늄은 뒷면에서 태양광을 반사해 가시광선 영역의 빛은 다시 태양전지에 흡수되게 하고, 적외선 영역의 빛은 뒷면에 흡수되지 않도록 한다. 신성이엔지는 2011년 PERC 기술을 개발해 5년 만인 2016년 양산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태양전지 웨이퍼의 순도를 높이거나 패턴을 더 미세하게 만드는 등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한 기술을 추가로 계속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공정이 복잡해 생산단가가 높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도 진행 중이다. 신성이엔지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공동으로 3월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을 혼합한 ‘탠텀 태양전지’를 개발해 효율 21.19%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2030년까지 태양전지 효율을 3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태양전지 효율이 8% 더 오르면 전기 요금은 8% 더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해에 설립된 해상풍력 실증단지. 아시아 최초로 해상에 변전소도 건설했다. 한국해상풍력 제공
서남해에 설립된 해상풍력 실증단지. 아시아 최초로 해상에 변전소도 건설했다. 한국해상풍력 제공

●해상풍력…연간 5만 가구에 전기 공급

 

최근 세계적으로 풍력발전 기술은 산에서 바다로 무대가 바뀌고 있다. 2017년에는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소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소가 운전을 시작했다. 올해 5월에는 전북 고창군 구시포항에서 약 10km 떨어진 해상에 들어선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가 국내 두 번째로 해상풍력발전을 시작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건설을 총괄한 정익중 전 한국해상풍력 사업본부장은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와 터빈 개발부터 건설, 그리고 운영까지 모두 우리나라 기술과 인력으로 만들었다”며 “전력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변전소를 해상풍력 단지 내에 설치한 건 아시아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상풍력발전에서 가장 앞선 영국은 2018년 기준 해상풍력 발전량이 약 8GW(기가와트)였다. 국내 1GW급 원자력발전기인 신고리 1호기 8기가 생산하는 전기량과 맞먹는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발전기 1기 용량이 3MW로 총 60MW 규모다. 매년 155GWh의 전력을 만드는데, 이는 약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풍력발전기의 핵심은 블레이드(날개)다. 현재 3MW급 풍력발전기에는 65.5m 길이의 블레이드가 사용된다. 정 본부장은 “풍력발전기 한 기 용량을 12MW로 늘리고 100기 이상 설치할 수 있도록 단지 규모를 키우면 원자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풍력발전기 용량을 늘리기 위해 탄소섬유를 활용해 가벼우면서도 지름이 큰 블레이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전기로 물 분해해 수소 얻어

 

2018년 3월 현대자동차가 첫 수소자동차 모델인 ‘넥쏘’를 출시하면서 국내 수소자동차 시장이 열렸다. 넥쏘의 수소연료전지는 연비, 출력, 최고 속도 등 성능 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기성섭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기획실장은 “수소연료전지는 연구개발 단계로 세계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국내 연료전지 기술 수준이 높은 만큼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자동차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전시된 현대자동차 수소자동차 수소저장시스템. 현대자동차 제공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전시된 현대자동차 수소자동차 수소저장시스템. 현대자동차 제공

기술적으로 수소연료전지의 가장 큰 문제는 역설적으로 연료인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야 한다는 데 있다. 현재 수소를 얻기 위해 천연가스(CH4)를 분해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청정연료가 오히려 온실가스를 생산한다는 오명을 얻고 있다.

 

공정 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면서 수소를 생산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해상풍력발전에서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연구 중이다. 독일에서는 8월부터 풍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2.4MW급 수전해수소생산 플랜트가 가동 중이다.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과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효율 35%의 태양광전지, 12MW 이상의 초대형 풍력발전 터빈, 물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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