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 무한경쟁·사람세포 배양하는 쥐 탄생…네이처가 뽑은 2020년 과학이슈

2019.12.24 18:17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2020년 새해에 과학계에서 일어날 특별 이벤트를 공개했다. 그 중 하나로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 유럽, 아랍 등에서 화성 착륙 탐사에 도전할 예정이다. 사진은 NASA에서 내년 7~8월쯤 발사할 예정인 화성 탐사선 ′마스 2020 로버′. 소형 드론을 띄워 화성 표면 곳곳에 있는 암석 샘플을 수집할 수 있다. NASA, JPL, Caltech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2020년 새해에 과학계에서 일어날 특별 이벤트를 공개했다. 그 중 하나로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 유럽, 아랍 등에서 화성 착륙 탐사에 도전할 예정이다. 사진은 NASA에서 내년 7~8월쯤 발사할 예정인 화성 탐사선 '마스 2020 로버'. 소형 드론을 띄워 화성 표면 곳곳에 있는 암석 샘플을 수집할 수 있다. NASA, JPL, Caltech제공

2020년 미국과 중국 등 각국이 화성 착륙 탐사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민다. 지금까지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표면을 탐사하는 데 성공한 국가는 미국 뿐이다. 197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보낸 바이킹 1호와 2호는 화성에 착륙해 표면을 탐사한 자료를 보냈다. 2004년에는 오퍼튜니티가 화성에 착륙해 표면을 관측, 촬영한 데이터 21만 장을 보냈고, 2011년 착륙한 큐리오시티는 지금도 화성 기후와 유인 탐사 가능성 등을 분석 중이다.

 

NASA는 화성에서 과거에 살았던 미생물의 흔적을 찾고 화성의 지질과 기후를 조사하기 위해 내년 7~8월 쯤 화성 탐사선 '마스 2020 로버'을 보낼 예정이다. 마스 2020 로버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탐사가 가능한 소형 드론도 지녔다. 이듬해 2월쯤 화성에 착륙해 화성 표면에 있는 암석 샘플을 지구까지 가져올 계획이다. 

 

앞서 이달 18일 NASA 전문가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NASA제트추진연구소에서 마스 2020 로버를 앞뒤로 움직이고 회전하는 등 첫 번째 주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중국에서도 내년 첫 화성 탐사에 도전할 예정이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화성 탐사선 '훠싱 1호'를 마스 2020 로버보다 조금 늦은 이듬해 3월께 화성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지난 달에는 화성 표면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시험 과정에 성공했다. 만약 중국이 화성 탐사선을 무사히 착륙시킨다면, 미국 다음으로 화성 탐사에 성공하는 국가가 된다. 또 유럽우주국(ESA)이 화성 탐사선인 '엑소마스'를, 아랍에미리트(UAE)도 화성에 궤도선을 보낼 예정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달 20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화성 탐사를 비롯해 2020년 과학계에서 진행될 주목할 연구 성과와 도전을 공개했다. 

 

우리은하 중심부 블랙홀의 비밀 밝힌다

지난 4월 세계 전문가 300여 명으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6개 대륙 8개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메시에87(M87)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을 관측해 빛이 반지 모양으로 휘감긴 듯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했다. ETH, 네이처 제공
지난 4월 세계 전문가 300여 명으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6개 대륙 8개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메시에87(M87)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을 관측해 빛이 반지 모양으로 휘감긴 듯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했다. ETH, 네이처 제공

올해 블랙홀에 대한 여러 연구 성과가 나온 가운데, 내년에도 블랙홀에 대한 새로운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4월 세계 전문가 300여 명으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6개 대륙 8개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메시에87(M87)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을 관측해 빛이 반지 모양으로 휘감긴 듯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했다. 

 

또 올해 말에는 스페인 카나리아 천체물리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이 ESA의 가이아 우주망원경을 분석해 약 100억 년 전 우리은하와 충돌한 왜소은하의 흔적을 발견하기도 했다. 우리은하처럼 크기가 비교적 큰 은하는 주변의 작은 은하들을 흡수하면서 점점 커왔다는 증거를 찾은 셈이다. 
 
내년에는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이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궁수자리A*를 관측해 태양보다 400만 배나 더 큰 초대질량블랙홀 '베헤모스'에 대한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은 베헤모스 주변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가스들을 관측할 계획이다. 


새로운 소립자의 발견

 

미국과 유럽 과학자들은 거대가속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내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특별 회의를 열고 유럽의 입자물리학 연구 전략을 공유하는 한편 거대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CERN은 최대 210억 유로(약 27조 원)를 들여 거대강입자가속기(LHC)보다 6배 더 강력하고 크기가 100km에 달하는 장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CERN에서는 우주의 빅뱅을 재현하는 실험으로 2012년 힉스 입자의 증거를 찾은 바 있다.
 
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는 내년 뮤온 g-2의 실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뮤온 g-2는 불안정한 소립자인 뮤온이 자기장 내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아주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치다. 전문가들은 이 실험을 통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소립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성 효모의 탄생

2017년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에 실린 합성 효모 이미지. 사이언스 제공
2017년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에 실린 합성 효모 이미지. 사이언스 제공

효모는 빵이나 맥주를 만들 때 발효과정에 꼭 필요한 진핵생물이다. 효모는 염색체 16개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 유전자 개수는 6000개가 넘는다. 

 

최근에는 과학자들이 효모의 유전체를 인위적으로 합성하는 데 도전하고 있다. 전세계 4개 대륙 15개 연구팀으로 이뤄진 국제 연구팀은 진핵생물이 어떻게 진화하고 돌연변이에 대처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DNA를 합성해 효모의 유전체를 만드는 '합성 효소 2.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7년에는 효모 유전체의 3분의 1이상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국제 연구팀은 내년에는 효모 전체의 유전체를 합성할 계획이다. 이 합성 효모로 바이오연료나 의약품을 생산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막을 각국의 숙제 검사 예정 

 

지구 환경 문제를 다루기 위해 유엔이 산하에 설립한 기구인 유엔환경계획이 내년 7월 지구공학의 과학적, 기술적 관점에 대한 주요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과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내년에는 심해저 환경과 자원을 관리하는 국제기구인 국제해저관리기구가 해저 탐사와 관련된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특별한 규정 없이 탐사가 이뤄지면서 인간 활동이 심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기후변화 관련해 가장 큰 이벤트는 내년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총회(COP26)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 맺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각 국은 이번 행사에서 지구기온 상승 정도를 2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해야 한다. 미국은 그때 파리기후협약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 세포 배양하는 쥐 '휴마이스'가 온다

 

내년에는 인간의 장기를 대체하기 위해 다른 동물을 이용하는 연구 성과가 나올 예정이다. 히로미츠 나카우치 일본 도쿄대 줄기세포연구소 교수는 쥐 배아에서 인간 세포를 배양한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이 '하이브리드 배아'를 대리 동물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예정하고 있다. 나카우치 교수팀은 돼지 배아를 이용한 비슷한 실험도 앞두고 있다. 

 

이런 연구를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장기를 동물을 통해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윤리적인 이유를 대며, 차라리 실험실에서 오가노이드를 키우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인공장기를 개발하려는 대부분의 줄기세포 전문가들은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재조합시킨 장기유사체 오가노이드를 만들고 있다.


'착한 모기' 퍼뜨려 전염병 정복

WHO 제공
WHO 제공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는 요그야카르타에서는 뎅기열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주요 시험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뎅기열 바이러스나 치쿤구니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를 억제하도록 개발한 모기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들 전염병은 각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면서 옮는다. 과학자들은 모기에 바이러스 번식을 억제시키는 울바키아 세균을 넣어, 바이러스 전염병을 옮기지 않는 모기를 개발했다. 이 모기들을 야생에 풀면 뎅기열과 치쿤구니야, 지카 등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브라질의 소규모 지역에서 '착한 모기'를 풀어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성공했다.  

 

아프리카 중부 적도 기니에 있는 비오코섬에서는 말라리아 백신을 시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세계보건기구(WHO)는 내년 편모충에 감염된 체체파리가 전파시키는 수면병도 정복할 예정이다. 

 

고체 전해질 배터리 장착한 자동차의 등장

 

수많은 회사들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훨씬 저렴하고 생산하기 쉬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내년 내놓을 전망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값싼 무기물과 유기물을 섞어 만들기 때문에 저온에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뒤를 이을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더 안전하고 오래가는 차세대 배터리인 '고체 전해질 배터리'를 장착한 자동차가 등장할 전망이다. 일본 자동차제조사인 도요타는 내년 7월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고체 전해질 배터리로 구동되는 자동차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계획이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아도 고출력을 낼 수 있고 수명이 길다. 하지만 폭발이나 화재 위험성이 있고 고온이나 저온에서는 갑자기 방전되거나 성능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고체 전해질 배터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터리 내부의 음극과 양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대신 고체로 만들었다. 그래서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화재와 폭발 가능성이 낮고 훨씬 안전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 수준에서는 기존 배터리보다 충전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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