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연구성과 '블랙홀 관측'

2019.12.22 08:02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0일 이름모를 행성에서 바라보는 블랙홀 ‘M87’의 모습을 표지로 실었다. 옅은 붉은색 원형 속에 존재하는 M87이 강력한 중력으로 우주에서 가장 빠른 존재인 빛을 포함해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 모습은 상상이 아닌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실제 촬영한 M87의 모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한국 과학자 8명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연구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팀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촬영한 M87의 모습을 올해 4월 공개했다. 2년 간의 기간 동안 데이터 분석 및 보정을 거쳤다.


블랙홀 관측은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그 존재를 제시한 이후 한 세기만에 이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우주에서 가장 빠른 존재인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해 어둡고, 지구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직접 그 존재가 증명된 적이 없었다. 관측에 성공한 M87과 지구와의 거리만 해도 5500만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이 떨어져 있다.


이번주 사이언스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성공한 블랙홀 촬영을 올해 과학계를 뒤흔든 최고의 연구 성과로 선정했다. EHT 연구팀은 블랙홀 촬영을 위해 아타카마 패스파인더(APEX) 등 전 남극, 안데스산맥 등 전 세계 8곳에 있는 전파망원경 8개를 총 동원한 가상 망원경 ‘EHT’을 만들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구 반대편의 미국 뉴욕의 신문 글자를 읽을 정도로 정밀하다.


EHT를 활용해 붉은 고리 모양의 블랙홀을 촬영했다. 사실 붉은 고리 모양의 블랙홀은 블랙홀의 그림자의 모습이다. 빛이 나오지 않는 블랙홀 대신 그 그림자를 관측하는 방법을 택했다. 블랙홀은 중력이 강해 시공간을 휘고 빛조차 휘게 한다. 블랙홀 뒤 천체에서 나오는 빛도 휘어져서 보인다. 이런 빙식으로 블랙홀 앞뒤로 휘어진 빛(블랙홀의 그림자)을 통해 블랙홀 윤곽(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했다. 연구팀이 관측한 블랙홀의 그림자는 지름이 약 1000억㎞, 실제 블랙홀 지름은 400억㎞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스는 “어둠 속에 위장하고 있는 블랙홀을 실제로 보는 것보다 놀라운 것은 없다”며 “마술처럼 들리는 이 성과는 팀 워크와 기술의 합작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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