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한 번에 10개씩 심는다

2019.12.19 18:19
ETRI 연구팀이 개발한 ‘연발형 모발이식기’로 경북대 김문규 교수팀이 실제 모발 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 ETRI 제공
ETRI 연구팀이 개발한 ‘연발형 모발이식기’로 경북대 김문규 교수팀이 실제 모발 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 ETRI 제공

국내 연구팀이 한 번에 모낭 10개를 연속으로 심을 수 있는 ‘연발형 모발이식기’를 개발했다. 기존 모발이식기와 방법이 같아 사용하기 쉽고 수술 시간도 대폭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 부품 제조업체 오대금속과 공동 연구를 통해 리볼버 권총처럼 한 회당 모발 10개를 연달아 심을 수 있는 연발형 모발이식기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모발이식기는 뒷머리에서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모낭 손상이 적으면서도 이식 속도가 빠르고, 모발을 살아있는 채로 붙이는 확률이 높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발이식에 사용했던 단발형 모발이식기는 모낭을 모발이식기에 장착 후 두피에 삽입한 뒤 다시 모발이식기에 모낭을 장착하는 과정을 여러 번 되풀이해야 했다. 남성 탈모환자가 수술을 한 번 받는 데 대개 모낭을 2000~3000개 심으므로 이 같은 과정을 수천 번 반복해야 했다. 수술 시간도 길어지고 시술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연발형 모발이식기에는 바늘이 10개 달려 있다. 모낭을 한 번 이식할 때마다 리볼버 권총처럼 카트리지가 자동으로 회전하며 모발 10개를 연달아 이식할 수 있다. 모낭 수천 개를 심는데 수백 번만 사용하면 돼 수술 시간을 30~50% 이상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 임상시험을 거친 결과 사용상 결함이나 안전 문제가 없음도 확인했다. 이후 지난 5월 대한모발이식학회에서 공개한 뒤, 11월 태국에서 열린 국제모발이식학회에서 해외에 소개했다. ETRI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장비를 개발한 오대금속은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과 의료기기 제조인증(KFDA), 미국식품의약국(FDA) 등록을 마쳤다. 


김문규 경북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2~3시간 이상 걸리던 모발 이식 수술을 1시간 반 수준으로 줄였다”며 “특히 모낭이 체외에서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 생착률을 높였고, 의사와 환자의 부담도 줄였다”고 기대했다. 김규형 ETRI 의료IT융합연구실장은 “탈모 환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연구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기술 보급과 시장 확대를 위해서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모발이식기 장비에 대한 비용을 낮추고 모발 이식 전체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존 모발이식기와 ETRI 연구팀이 개발한 연발형 모발이식기를 비교한 것. 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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