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3차원 췌도조직 직접 키워 연구한다...새로운 조직배양 기술 개발

2019.12.15 14:27
고려대 연구팀이 개발한 췌도 세포 배양 기술을 한 눈에 그렸다. 췌장(이자) 속 췌도는 ′랑게르한스섬′이라고 불리는 조직으로 췌도세포(노란색)과 내피세포(빨간색)으로 이뤄져 있다(왼쪽).  동맥과 정맥 사이에 위치하며, 두 혈관 사이에 흐르는 체액에 분비한 인슐린을 실어 보낸다. 연구팀은 이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체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고 그 사이에 췌도세포와 내피세포가 자리해 입체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우물 모양의 실험 장비를 만들었다(가운데 판 모양). 전체 체액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하기 위해 ′마이크로 삼투압 펌프′를 개발했다(오른쪽 부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공
고려대 연구팀이 개발한 췌도 세포 배양 기술을 한 눈에 그렸다. 췌장(이자) 속 췌도는 '랑게르한스섬'이라고 불리는 조직으로 췌도세포(노란색)과 내피세포(빨간색)으로 이뤄져 있다(왼쪽). 동맥과 정맥 사이에 위치하며, 두 혈관 사이에 흐르는 체액에 분비한 인슐린을 실어 보낸다. 연구팀은 이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체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고 그 사이에 췌도세포와 내피세포가 자리해 입체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우물 모양의 실험 장비를 만들었다(가운데 판 모양). 전체 체액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하기 위해 '마이크로 삼투압 펌프'를 개발했다(오른쪽 부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공

체외에서 췌장 조직을 배양해 혈액과 체액이 흐르는 실제 장기 조직의 미세환경을 재현하는 기술이 나왔다. 동물실험을 대신해 인체 조직으로 약물 효과 등을 검증할 수 있다. 당뇨병 치료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는 고(故) 이상훈 바이오의공학부 교수와 전예슬 연구원, 정석 기계공학부 교수, 벤처기업 ‘넥스트앤바이오’ 공동연구팀이 체외에서 췌도조직을 안정적으로 균일하게 배양할 수 있는 입체(3차원) 세포배양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월 27일자에 발표됐다.


췌도는 체내에 인슐린을 분비하는 조직으로, 췌장(이자) 내부에 약 1000개의 세포로 이뤄진 섬 모양의 미세조직이다. 흔히 '랑게르한스섬'이라고 불린다. 췌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당뇨에 걸린다. 전세계 인구의 약 4~5%인 3억 5000만 명이 당뇨로 고통 받고 있다. 동물이나 배양접시에 키운 세포를 대상으로 한 약물 시험을 통해 치료법 등 연구가 이뤄져 왔지만, 인체 조직에서의 정확한 효능을 분석하기 어렵고 약의 작용 메커니즘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세포를 입체 형태로 배양하는 기술과 미세한 관을 통해 정교하게 유체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미세유체시스템을 동시에 활용해, 췌도 내부에서 체액이 움직이는 미세한 환경을 정확하게 흉내낼 수 있는 새로운 세포 배양 시스템을 개발했다.


먼저 미세한 크기의 ‘마이크로 삼투압 펌프’를 개발했다. 고농도의 용액 안에 반투과성 막을 설치한 작은 용기를 넣고, 증류수를 용기 안에 넣어 삼투압으로 증류수가 용액으로 흘러나가게 했다. 이를 통해 연결된 미세한 관에 유체의 흐름을 일정한 속도로 만든 뒤, 지름 0.5mm, 높이 0.25mm의 작은 반구 모양의 구조물을 여럿 설치한 미세유체 칩에 연결시켰다.

 

이 칩은 실제 인체의 췌도조직 구조를 흉내낸 것이다. 췌도는 동맥과 정맥 사이에 위치해 있다. 혈관 사이로 흐르는 체액이 췌도를 지나는데, 이 때 췌도가 내놓은 인슐린 등 분비물이 섞여든다. 연구팀은 이를 흉내내, 우물 모양의 구조물에 췌도 세포와 내피세포를 넣어 실제 인체와 비슷한 형태의 입체 췌도 조직을 형성시키고, 삼투압 펌프를 연결해 이 구조물에 일정한 속도로 유체를 흘려 췌도가 만든 인슐린을 실어나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췌장 조직을 대량으로 균일하게 배양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당뇨치료제인 톨부타마이드와 췌장이식 시 사용되는 면역억제제인 라파마이신 등 약물을 투여했을 때 인슐린 분비량이 증가하고 세포의 독성이 줄어드는 등 효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 만들어진 조직을 생체 재료로 감싼 뒤 당뇨병을 일으킨 쥐의 체내에 이식시키는 동물실험을 한 결과 당뇨병 증세가 완화되고 생존기간이 길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조직 배양 기술을 치료에 응용할 가능성도 발견한 것이다.


정석 교수는 “특정한 유체 미세 환경을 통해 췌장 조직을 장기간 건강하게 배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췌장과 췌도의 기초연구는 물론, 췌도 이식이나 당뇨 줄기세포 연구 등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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