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하는 가짜 의학정보] "골다공증치료제·다리수술로 성인도 키 큰다?"

2019.12.13 17:30
의학기술의 발달로 100세 수명시대라지만 100년 중 키가 쑥쑥 자랄 수 있는 시기는 고작 만 20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성년이 된 후에도 키가 수cm 자랐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이 가득 하다. 유튜브 캡처
의학기술의 발달로 100세 수명시대라지만 100년 중 키가 쑥쑥 자랄 수 있는 시기는 고작 만 20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성년이 된 후에도 키가 수cm 자랐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이 가득 하다. 유튜브 캡처

"성인이 되면 키가 크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팔다리 스트레칭을 하면 2년 만에 6cm 이상 클 수 있다." "성장기 때와 마찬가지로 우유와 미역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이 키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음식으로만 칼슘을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특정 영양제를 먹어야 한다." "성인의 키를 확실하게 키워주는 방법이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다리뼈를 늘이는 수술을 하는 것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100세 수명시대라지만 100년 중 키가 쑥쑥 자랄 수 있는 시기는 고작 만 20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성년이 된 후에도 키가 수cm 자랐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이 가득 하다. 이 중에는 뜻하지 않게 키가 큰 사람들도 있지만, 자기만의 키 성장 비법으로 계획적으로 성장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성인의 키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성장판이 닫혔기 때문'이다. 

 

성장판은 뼈가 자라는 곳이다.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팔다리와 손가락, 발가락, 어깨,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척추 등 관절과 직접 연결된 뼈와 뼈 사이다. 이 부분에는 연골세포가 많이 남아 있는데,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연골세포가 분열해 점점 많아지고 칼슘이 쌓이면서 단단한 뼈로 변한다. 그러다가 청소년기가 끝날 때쯤이면 성장판마저 모두 뼈로 바뀌면서 길이 성장도 끝난다.

 

성장기 어린이의 손뼈를 엑스선 촬영해보면 성장판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뼈와 뼈 사이 성장판 부분에 연골세포가 많이 남아 있다.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연골세포가 분열해 점점 많아지고 칼슘이 쌓이면서 단단한 뼈로 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성장기 어린이의 손뼈를 엑스선 촬영해보면 성장판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뼈와 뼈 사이 성장판 부분에 연골세포가 많이 남아 있다.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연골세포가 분열해 점점 많아지고 칼슘이 쌓이면서 단단한 뼈로 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칼슘 영양제나 골다공증 치료제도 성인 키 자라는 효과 없어

 

어릴 때 누구나 칼슘이 풍부한 우유나 멸치, 유제품 등을 많이 먹으면 키가 쑥쑥 자란다는 말은 수없이 들었을 터다. 그런데 일부 유튜버들은 이미 성장기가 끝난 성인도 칼슘을 많이 먹으면 키가 조금이라도 자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음식으로부터 얻는 칼슘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특정 영양제 상품이나 골다공증 치료제를 꾸준히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하지만 이미 성장이 끝난 성인은 칼슘이 풍부한 음식이나 칼슘 영양제, 골다공증 영양제를 먹어도 키가 더는 자라지 않는다. 김혜순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칼슘 등 영양소가 결핍하면 성장에 장애가 생길 수 있지만, 과다하게 먹는다고 해서 성장이 강화하지는 않는다"며 "성장판이 이미 닫힌 성인은 뼈가 길이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치료제를 먹어도 키가 크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제는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효과"라며 "뼈가 길어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운동으로 성장 경험은 숨어 있던 키가 드러난 것 

 

어떤 유튜버들은 본인의 경험이라며 키 크는 비결로 특정 스트레칭을 소개하기도 한다. 대개 기지개를 켜듯이 팔다리를 위아래로 쭉쭉 뻗는 동작이다. 한 유튜버는 자신이 개발한 키 크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한 결과 3개월 만에 3~5cm, 2년 만에 6cm나 자랐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특정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숨어 있던 키'를 찾아낼 수는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척추가 기울어져 있어 스트레칭으로 자세교정을 함으로써 키가 조금 커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굽어 있던 자세를 펴는 것일 뿐 키 자체가 자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유튜버는 이와 반대로 운동을 하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리나 허리가 선천적으로 약한 사람이 운동을 많이 하면 몸이 운동을 '노동'으로 받아들여 오히려 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유튜버는 그래서 (배구나 농구를 제외한) 운동선수들이 키가 작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몸이 운동을 노동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은 의학적으로 보편적이지 않다"며 "오히려 성인은 나이가 들면서 키가 줄 수 있으니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리 늘이는 수술'로 성인 키 클 수 있으나 부작용-후유증 위험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어떤 유튜버들은 자신이 키가 크기 위해 병원에서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다리 늘이는 수술을 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담과 후기를 공개한다.

 

성장호르몬 주사약의 성분은 실제 인간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것과 동일하다. 성장기가 끝난 성인에게도 적은 양이지만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작용해 혈당을 높이고 근육을 강화하거나 지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성인이 성장호르몬을 인위적으로 맞는다고 해서 키가 자라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성장판이 닫히면 뼈가 길이 성장할 수 없다"며 "성장호르몬 주사를 장기적으로 맞으면 손과 발, 코, 턱 등 신체 말단이 거대해지는 말단 비대증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다리를 늘여 키를 키우는 수술(골연장술 또는 사지연장술)은 훨씬 더 위험하다. 골연장술은 허벅지나 종아리뼈를 자르고 그 사이를 일리자노프 기기로 고정한 다음, 두 뼈의 간격을 하루에 1mm 안팎으로 늘이면서 다리를 길어지게 하는 수술이다. 

 

원래 이 수술은 두 다리의 길이가 각기 다르거나(하지부동), 심한 사고 등으로 다리뼈에 일부 결손이 있거나, 뼈가 붙지 않는 상태(불유합)일 때 시행한다. 그런데 최근 일부 병원에서는 키를 키우기 위해 시행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골연장술 후 심각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서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긍배 엘드림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뼈를 늘인 만큼 혈관과 신경 조직, 연골조직 등이 뼈와 동일한 비율로 자라나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조직 내 압력 증가로 출혈이나 붓기가 발생할 수 있고(구획증후군), 심한 경우 하지 전체 또는 일부 조직에서 괴사나 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술에 사용한 금속 핀 등이 뼈와 연부 조직을 관통하면서 감염증이 생길 수 있고, 뼈를 잘라낸 부위에서 발육이 부진하거나 불유합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엇보다도 다리만 늘려서는 팔다리 비율이 맞지 않아 몸 전체가 기형적으로 보일 수 있고, 다리 길이에 비해 뼈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가늘어져 뼈가 약해질 수 있다”며 “골연장술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여러 번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뼈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성인기에는 키가 크려는 노력보다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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