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집채 만한 대왕고래도 몸집에 한계가 있다

2019.12.15 09: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커다란 고래 한 마리가 알알히 부서지는 바다거품을 뿌리면서 공중으로 솟구치고 있다. 사이언스는 13일 지구상에서 살아있는 동물 중 몸집이 가장 큰 고래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다.

 

고래의 몸길이는 대개 수~십수m 정도다. 몸집이 가장 큰 종인 대왕고래는 30m가 넘는다. 현존하는 육상동물 중 가장 몸집이 큰 코끼리(5~7m)와 비교해봐도 어마어마하다. 고래가 이렇게 큰 몸집을 가진 비결은 육지에서보다 바다에서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더라도 고래의 몸집이 커지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 과학자들은 고래 종마다 먹이를 섭취하는 방법이 달라 몸집이 다르며, 대왕고래라도 몸집이 커질수록 소비해야 하는 에너지가 커지고 먹이 섭취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한정 커지지만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 13일자에 발표했다. 

 

몸 크기는 먹이로부터 얻은 에너지와, 움직임이나 물질대사를 통해 소비하는 에너지 간의 균형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보통 육상동물들은 작은 동물이 더 자그마한 먹이를 잡아 먹고, 거대동물은 비교적 큰 동물을잡아 먹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바다를 호령하는 최고 거대 동물인 고래는 몸길이가 고작 수cm에 달하는 크릴새우를 잡아 먹는다. 

 

제레미 골드보겐 미국 스탠포드대 홉킨스해양연구소 교수팀은 몸집이 작은 알락돌고래부터 가장 거대한 대왕고래까지 고래 약 300마리에게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로 설계한 해저 야생동물 표지를 붙이고 10년 이상 추적했다. 고래가 각각 얼마나 많은 먹이를 먹고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관찰한 것이다. 원래 이 연구를 시작한 목적은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 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고래에게 단 표지로 얻은 데이터를 수거해 에너지효율(먹이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실제 소비한 에너지로 나눈 값)을 계산했다. 그 결과 몸집이 큰 고래일수록 먹이 사냥 효율을 높여 더 많은 먹이를 먹음으로써 에너지 효용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크기가 작은 고래는 이빨이 비교적 잘 발달돼 있었다. 이들은 해저로 들어가 커다란 먹이를 잡아 먹었다. 항상 사냥으로 먹잇감을 구하기 때문에 섭취하는 먹이의 양에 한계가 있었다. 그만큼 몸집을 거대하게 불릴 수 없었다.

 

반면 대왕고래처럼 몸집이 큰 고래는 이빨이 잘 발달하지 않고 마치 가느다란 필터처럼 생겼다. 이런 고래들은 바닷물과 함께 휩쓸려오는 작은 새우나 플랑크톤을 잡아 먹는다. 연구팀은 먹이의 크기는 아주 작지만, 섭취하는 먹이의 총량은 작은 고래들에 비해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냈다. 몸집이 거대한 비결이다. 

 

대왕고래도 역시 몸집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거대 고래들은 사냥 실력보다는 얼마나 많은 양의 바닷물을 빨리 흡입할 수 있는지가 생존에 중요하며,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몸크기에도 최대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