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유럽 성큼성큼 가는데…양자정보통신 '실증망' 구축 사업 '불투명'

2019.12.08 10:00
중국 허베이에 2020년 완공될 예정인 양자정보기술핵심연구소 조감도다. 최근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양자기술 확보 경쟁에 나섰다. 2000km에 달하는 양자통신 실증망도 구축했다.  중국과학원 제공
중국 허베이에 2020년 완공될 예정인 양자정보기술핵심연구소 조감도다. 최근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양자기술 확보 경쟁에 나섰다. 2000km에 달하는 양자통신 실증망도 구축했다. 중국과학원 제공

국내 중소기업들이 참여해 만든 양자암호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빠졌다. 연구개발(R&D) 결과 확보한 원천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양자암호 실증망(시험망) 사업이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관련 산업 분야 전문가들은 "중국은 2000km의 시험망을 확보해 기술 검증에 나섰고 유럽연합도 초대형 R&D 사업인 '퀀텀플래그십'을 통해 양자기술 실증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이 그나마 두각을 나타내던 양자암호기술마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7일 과학기술계와 국회, 산업계에 따르면, 국회가 주축이 돼 재신청한 양자암호기술 전국 테스트베드 예산 약 100억 원이 기획재정부와의 논의 과정에 막혀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폐기될 위험에 빠져 있다. 양자암호기술 테스트베드는 전국 4개 이상의 거점을 잇는 총 1000km 길이의 3개의 시험 통신망을 구축해 양자 소자 부품과 장비의 데이터 고속처리, 안전전송 등 성능을 확인하는 세계 최초의 국제표준 기반 시험망이다. 개방형 시험망으로 만들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 누구나 제약없이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한국에는 양자장비인 양자키분배기를 비롯해 양자관리시스템, 센서, 소자부품, 통신시스템 등에 우리넷, 쿨클라우드, 피피아이, 우리로, 코위버 등 10여 개 기업이 양자통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잠재적으로 양자통신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광통신 기업은 수백 개에 이른다. 하지만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 SKT 등 일부 통신사가 짧은 구간의 양자암호통신망을 운영한 적이 있을 뿐 개방형 양자통신 시험망은 아직 없어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따라 누구나 간단히,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양자암호기술을 시험할 시험망이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있었고, 전국 주요 거점 도시를 연결하는 개방형 양자정보통신 소자, 부품 시험망을 만드는 ‘양자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올해 이뤄졌다. 60억 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와의 논의 과정에서 삭감됐다. 송갑석, 윤재옥, 정태옥, 김경진 의원이 11월 다시 100억 원으로 예산을 늘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요청해 ‘불씨’를 살렸지만, 이 역시 20대 정기국회 막바지까지 협의에 이르지 않아 통과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양자정보통신 관련 기업 전문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계 1등 기술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험망 구축을 정부가 지원해 주길 간절히 바라는 중소기업이 많다”며 “양자암호 시험망은 단일광자검출칩 등 소자와 간섭계, 모듈레이터 등 부품, 암호 복호화장비 및 서버 등 장비로 연결되는 ‘소재 부품 장비’ 정책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양자정보통신 생태계 구축에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한국에 앞서 2000km 이상의 긴 시험망을 확보해 기술 실증에 나선 상태다. 유럽연합은 2028년까지 우리 돈 1조 3000억 원을 투자하는 '퀀텀플래그십' 과제를 통해 전 유럽을 잇는 양자암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단일광자검출기용 칩이나 간섭계, 레이저 등의 기술을 확보중이다. 그 첫 프로젝트로 100km 구간의 시험망 14구간 총 1400km을 구축할 계획을 지난 10월 발표했다. SKT의 자회사 IDQ가 사업 파트너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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