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과학연구소의 홍보 비결은 '정확성'과 '끊임없는 설득'"

2019.12.06 15:07
강원경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리켄) 홍보실 부디렉터가 이달 6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이언스 얼라이브 2019′에서 리켄의 홍보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강원경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리켄) 홍보실 부디렉터가 이달 6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이언스 얼라이브 2019'에서 리켄의 홍보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리켄)가 연구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는 자칫하면 잘못된 인식을 국민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 세포로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 망막을 만들어 이식할 수는 있으나 시력을 회복시키는 게 아니라 상황이 나빠지지 않는 치료기 때문입니다. 시력이 회복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얼마 기대를 하겠습니까. 수차례 설명회를 거쳐 정확한 보도로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강원경 일본이화학연구소 홍보실 부디렉터는 6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사이언스 얼라이브 2019’에서 자연과학 전 분야를 연구하는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홍보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102년을 맞은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대중 홍보 전략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이화학연구소는 1917년 설립돼 아시아에선 가장 긴 역사를 가졌다. 강 부디렉터는 “일본에서 유일하고 최초이기도 한 자연과학 종합연구소”라며 “연구비가 거의 정부에서 오기 때문에 식량문제나 에너지 절약 문제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사회가 요청하는 과제에 관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부디렉터는 이를 위한 리켄의 전략을 소개하며 “새로운 영역이나 연구를 만드는 ‘바텀업’ 연구센터와 정부에서 오는 정책에 대응하는 ‘탑다운’ 연구센터, 연구 커뮤니티가 활용할 연구기반센터, 사회환원 체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이름을 딴 원소 113번 ‘니호늄’ 발견과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 등이 대표적 연구성과이다.

 

생중계 링크 https://www.facebook.com/ibs.officialsite/videos/801053780353016/?v=801053780353016

 

하지만 연구소 임무는 과학연구에만 있지 않다. 리켄은 활동 목적으로 과학과 기술에 관한 포괄적 연구를 진행할 뿐 아니라 기술 발전 결과를 대중에게 확산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강 부디렉터는 “일본이화학연구소가 아니라 일본 국내 전체 과학연구 발전에 공헌하고 이를 높이는 목적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부디렉터는 이어 “일반 국민이 연구성과를 이해하고 연구소를 응원할 수 있도록 하면서 국민이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를 연구소의 운영과 경영에 반영하기도 한다”며 “과학연구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 필요하고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국민 층을 두텁게 하는 것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화학연구소는 시민에게 획일적인 홍보를 하는 대신 홍보대상별로 다른 홍보 전략을 구사한다. 강 부디렉터는 “국민 중에서도 연구자, 어린이, 정책 설계자, 지역사회 여러 대상이 있기 때문에 1번부터 9번까지 홍보 툴을 만들어 대상을 정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디렉터는 ‘리켄의 박사님한테 물어보자’라는 조그마한 책자를 소개하며 “매달 일어로 내는 리켄뉴스 중 세 개를 골라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새로 써 매년 한권씩 내고 있다”며 “자랑을 하고 싶은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소의 보도 방식도 소개했다. 강 부디렉터는 “원고는 연구자가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홍보실과 함께 원고를 만들면 신문사 기자 클럽에 가져가 한 사람씩 돌리며 설명을 한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보도 발표한 것의 50~60%가 신문기사로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디렉터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보도”라며 “장기간에 걸쳐 설명회를 하거나 면밀한 정보를 기자에게 제공해서 정확한 보도로 연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니호늄은 어떻게 이 원소를 발견했는지를 수차례 설명회를 통해 설명드리고 어떤 가속기를 썼는지 가속기 취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려 정확한 보도를 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보도도 수차례 정보 전달을 통해 정확한 보도로 이어진 결과다. 강 부디렉터는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세포로 망막을 만들어 이식하면 시력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실명하는 병이 진전되지 않게끔 하는 것인데 정확하게 발표를 하지 않아 시력이 회복된다고 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기대를 하겠나”며 “몇 차례 걸친 설명회를 해 정확한 보도에 연결을 시켰다”고 말했다.

 

2017년 100주년을 맞아 ‘과학의 길(가가쿠도)’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도 시작한 사례도 소개됐다. 강 부디렉터는 “책을 통해 과학자의 삶과 생각, 과학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전하는 가가쿠도 100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6개 카테고리를 둬 호기심이 중요하다, 실패도 중요하다는 식으로 100권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응이 좋아 어린이 대상으로도 발간했고 가가쿠도라는 말을 사회에 심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가가쿠도 프로젝트는 큰 성공과 함께 연례화됐다. 강 부디렉터는 “올해는 리켄 직원을 중심으로 가가쿠도의 책은 무엇인가를 설문해 100권을 결정했다”며 “이들 책 중 50권 이상 가지고 있으면 북클릿을 배포하고 전시할 수 있도록 해 홍보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경 리켄 홍보실 부디렉터(왼쪽)와 양지영 계장이 리켄의 홍보와 외부 확산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원경 리켄 홍보실 부디렉터(왼쪽)와 양지영 계장이 리켄의 홍보와 외부 확산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지영 이화학연구소 홍보실 계장은 연구소의 외부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이화학연구소는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 공개, 과학강연회, 사이언스캠프, 견학 투어 등을 실시하고 있다. 양 계장은 “일반공개를 통해 연구소의 연구활동에 대해 이해하고 사회에 어떤 존재인지를 알리고 있다”며 “이화학연구소내 10개 연구거점 중 9개에서 개최해 2만7300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말했다.

 

과학자와 대중이 대화하는 행사인 ‘리켄데이’도 연다. 연구내용뿐 아니라 과학자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행사다. 양 계장은 “연구성과가 무엇과 연관돼있냐는 질문부터 과학자가 된 동기, 월급을 얼마를 받는지도 질문한다”며 “이를 통해 과학자를 좀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하고 어린이는 ‘오늘 과학자랑 이야기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진행은 모두 연구소 행정 직원이 맡는다. 양 계장은 “행정 직원이 진행을 맡으며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 육성할 수 있는 장소로도 쓰려 하고 있다”며 “2012년부터 올해까지 156회를 개최해 누적 참가자 수는 4600명”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 청중은 “한국에서는 외부확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연구자에게 얻는게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연구소는 어떻게 공감대를 만드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강 부디렉터는 “굉장히 적은 액수이긴 하지만 연구비를 지급하기도 하고 연구소 이사와의 만남을 보상으로 걸기도 한다”며 “연구자들은 연구를 이사진에게 직접 홍보할 수 있어 큰 기회”라고 말했다.

 

생중계 링크 https://www.facebook.com/ibs.officialsite/videos/801053780353016/?v=80105378035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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