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융합포럼]과학을 새롭게 정의하는 난제 연구에 5년간 460억 투자

2019.12.04 15:09
4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2019 미래융합포럼’에서 연구계와 산업계, 학계, 언론계, 정부 등에 속한 전문가 8인이 패널로 참여해 과학난제 도전 사업의 성공전략에 대해 토론했다. KIST 제공

세계 각국은 난제 도전형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뇌의 아폴로 프로젝트'로 뇌와 우주수송, 인공지능(AI) 분야를, 유럽은 '호라이즌 유럽'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광합성과 뉴로 컴퓨터 분야를 연구 중이다. 일본은 '문샷 연구개발' 프로그램으로 지구온난화 해결, 사이버테러 방지를, 중국은 '중국 제조 2025'와 'AI 문샷' 등을 통해 항공우주, 양자컴퓨팅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수 년 동안 도전을 통해 최근 연구 성과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2025년까지 '과학난제 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이 시행될 계획이다. 연구자들이 제안하는 과학분야 난제를 뽑아 다른 연구자들이 함께 과제를 기획하고, 충분한 논의 과정을 통해 선정된 과제를 기초과학과 공학을 융합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연구 사업이다.  

 

성창모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책연구소장(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 특임교수)은 4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2019 미래융합포럼’에서 과학난제 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에 도전할 만한 과제 예시를 소개했다. 

 

성 소장이 첫 번째로 소개한 과제 예시는 '암 정복 도전'이다. 이 분야 난제는 '암이 어디로 전이될지 예측하고 억제하는 것'과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종양이 전이되거나, 종양만을 선택적으로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개인 유전체 분석 또는 데이터를 통해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AI를 개발할 수 있다. 

 

또는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위험한 오염원인 질소를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은 얼마나 되며 연평균기온이 얼마나 높아질까' 등을 난제로 발굴하고 질소 제어 기술이나 지구온난화 예측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성 소장은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과학난제 도전이 2~3년 뒤져 있다"며 "국가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연구 환경과 달리 지금은 한 명의 천재보다는 소규모 연구자들이 모여서 초융합 연구 환경을 이뤄야 한다"며 "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고 전망했다. 

 

도전해야 할 난제 선정에 숙고해야

 

성 소장의 발표에 이어 연구계와 산업계, 학계, 언론계, 정부 등에 속한 전문가 8인이 패널로 참여해 과학난제 도전 사업의 성공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패널들은 사업을 통해 기존 연구 환경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연구환경을 구축해 과학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전해야 할 난제를 잘 선정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심은수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AI&SW리서치 센터장은 "과학적 난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 과학과 산업,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사례가 바로 AI"라며 "인류에 좋은 영향을 끼칠 잠재력이 큰 연구과제를 잘 선정해 10~20년 이상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예산과 인력, 자원은 늘 한정돼 있으므로 도전해야 할 과제를 선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구의 목표가 명확해야 하고, 연구의 장기 목표가 달성됐을 때 과학기술과 산업,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과제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가영 성균관대 약대 교수는 "삶의 환경 개선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건강 수명도 함께 늘어나지는 않는다"며 "따라서 현대 의약학 분야에는 과학난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과학난제 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이 의약학 발전과 인류의 건강한 삶 유지에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조광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훌륭한 연구의 출발점은 '좋은 질문'"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과거 단기성과 위주의 연구 환경에서 벗어나 선도형 연구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미영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본부장은 "국내 과학기술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이를 지원하는 R&D 관리 혁신이 국가 발전과 인류 공영,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는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완호 과기정통부 융합기술과 과장은 "과기정통부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은 지금까지 연구계가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이제는 새롭게 정의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연구자들이 혁신적인 연구에 도전하고, 과학난제를 잘 선정해 지속적으로 과학난제 해결 사업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과학기술계에서 난제도전형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내년 국내에도 도전형 R&D가 유행처럼 나타날 것"이라며 "과기정통부는 이 사업을 계기로 추후 글로벌 연구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근본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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