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효율 이론 한계 뛰어넘을 가능성 열었다

2019.12.02 19:00
이영희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 IBS 제공.
이영희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 IBS 제공.

태양전지의 광전 변환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 태양전지 효율의 한계 33.7%를 넘어 46%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영희 나노구조물리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빛에너지에 비례해 전류가 늘어나는 ‘캐리어 증폭’ 현상을 2차원 물질에서 최초로 관찰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일자(현지시간)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태양전지에서 빛 에너지가 아무리 커도 빛 알갱이(광자) 1개로는 전하 운반입자(캐리어) 한 쌍만 생긴다. 여분의 에너지는 열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태양전지 효율이 이론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특정 조건에서는 캐리어가 두세 쌍 생기는 ‘캐리어 증폭’ 현상이 일어난다. 캐리어 증폭 현상은 태양전지의 광전 변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열쇠다. 

 

캐리어 증폭 현상이 가능한 물질로는 이른바 ‘퀀텀닷’으로 불리는 ‘양자점’이나 2차원 물질이 꼽힌다. 이 중 2차원 물질에서 캐리어 증폭 현상이 관측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캐리어 증폭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춘 2차원 물질을 합성하기 어려운 데다 실제 2차원 물질의 빛, 전기 변환 효율이 이론값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먼저 원자층을 쉽게 2차원으로 분리할 수 있고 캐리어 증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에 주목했다.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은 광흡수율이 높고 캐리어 이동성이 우수해 차세대 태양광 소재로 각광받는 물질이다. 

 

그러나 전이금속과 칼코젠 사이의 결합을 만들기 어려워 대면적 합성이 쉽지 않다. 연구진은 3년간 시행착오 끝에 매우 정밀한 기상화학증착을 이용,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 중에서 광변환 효율이 좋은 몰리브덴디텔루라이드와 텅스텐디셀레나이드를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전자의 움직임을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하는 초고속 분광법을 이용해 순식간에 발생하는 캐리어 증폭 현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아주 짧게 지속하는 펨토초 레이저로 캐리어를 1차로 발생시킨 뒤, 시간차를 두고 여분의 에너지가 여러 쌍의 캐리어로 전환되는 과정을 별개 레이저로 관측했다. 이 때 캐리어와 레이저가 상호작용하는 신호를 종합해 캐리어 발생 메커니즘과 증폭된 캐리어의 밀도 변화를 계산했다. 

 

그 결과 먼저 발생한 캐리어의 여분 에너지가 최대 99% 효율로 추가 캐리어를 발생시키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는 기존 양자점에서 관찰됐던 캐리어 증폭 효율 약 91%보다 높은 수치다. 현재 쓰이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열 손실이 커 빛에서 전기로 변환되는 효율의 이론 한계는 33.7%다. 이번에 합성한 2차원 물질을 이용하면 태양전지 효율을 46%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영희 단장은 “이번에 관측된 2차원 전이금속 칼코젠 소재의 독특한 광학적 특성은 앞으로 광검출기, 태양전지 등 다양한 광전자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가볍고 우수한 빛 흡수력과 뛰어난 내구성, 유연성 때문에 향후 플렉서블 태양전지의 상용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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