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면역계는 지금도 진화中

2019.12.02 17:12
인류가 살아온 지역이나 생활방식에 따라 면역력이 다르게 진화해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진화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류가 살아온 지역이나 생활방식에 따라 면역력이 다르게 진화해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진화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분자생명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인간이 환경으로부터 치명적인 감염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진화해 왔고, 그 결과 기존 질환에는 내성이 생겼지만 새로운 질환에 취약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류가 살아온 지역이나 생활방식에 따라 면역력이 다르게 진화해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진화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분자생명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인간이 환경으로부터 치명적인 감염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진화해 왔고, 그 결과 기존 질환에는 내성이 생겼지만 새로운 질환에 취약해졌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면역학동향' 11월 2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상의 기원이 아프리카 또는 유라시아 출신인 사람들 총 6106명을 대상으로 유전체를 분석해, 면역계와 관련된 유전질환 중 어떤 것에 강하고 어떤 것에 취약한지 조사했다. 그 결과 조상 대대로 어느 지역에 살아왔고 어떤 생활방식을 가졌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먼저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봤을 때는 진화 과정에서 얻은 면역력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염증으로 분석됐다. 염증반응은 상처를 통해 들어온 세균을 잡아먹는 대식세포가 다른 면역세포를 불러들이기 위해 분비하는 사이토카인 때문에 생긴다. 

 

호르헤 도밍게스안드레스 라드바우드대분자생명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염증 반응으로 면역계가 강력해져 과거 유행했던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대신, 현대인들은 크론병이나 루푸스, 염증성 장질환 처럼 과거에 흔치 않았던 새로운 질환에 취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병들은 면역계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면서 일부 부위에 또는 온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중 하나는 아프리카인과 말라리아다. 말라리아는 열대 기후인 아프리카에서 비교적 잘 유행하며, 말라리아 원충을 가진 모기에게 물렸을 때 감염되는 질환이다. 연구 결과 아프리카인들은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그 유전자가 동맥경화와 같은 심장질환과 연관이 있으며,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 비해 훨씬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유라시아인의 경우 일부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남아 있으며, 이들은 1형 에이즈와 포도상구균에 대한 내성이 비교적 강하지만 천식과 알레르기, 특히 꽃가루알레르기에 취약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런 진화 현상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아직도 사냥을 하는 아프리카 부족은 미국 대도시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보다 면역력이 뛰어나다. 또 식수나 쓰레기 처리 등 위생이 깨끗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감염질환 발생이 많이 줄었지만, 가공식품 사용이 늘어나고 엄격한 위생 기준으로 면역력이 오히려 약해지면서 2형 당뇨병 같은 '현대인의 병'이 증가했다. 

 

도밍게스안드레스 박사후연구원은 "생활환경과 습관이 오랜 시간에 걸쳐 면역,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바꿀 수 있음을 알아냈다"며 "인간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면역계의 방어력을 구축하기 위해 진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병에 민감해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외에도 전세계에서 지역과 환경, 생활방식에 따라 면역력과 흔한 감염질환이 어떻게 다른지 대규모로 분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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