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막단백질 접힘 경로 첫 규명

2019.11.30 12:21
단분자 자기집게를 이용한 막 단백질 GPCR의 실험 모식도. 분석대상이 되는 막 단백질인 GPCR 을 준비된 분석기판에 주입한다. 단백질과 기판의 원하지 않는 상호작용을 피하고, 막 환경의 유동성을 위해 막 단백질 양 끝에 DNA가 부착되어있다. 한쪽 DNA는 분석기판 표면에 사전에 준비된 특정 단백질-화학물질 결합을 통해 고정하고 반대편 DNA는 자성 구슬에 부착한다. 사용된 자성 구슬은 초상자성을 지니기 때문에, 외부 자석의 거리를 조정해 원하는 순간만 힘을 가할 수 있다. 실제 측정하는 값은 분석기판에 대한 상대적인 자성 구슬의 3차원 위치이며, 막 단백질의 구조 변화에 따른 (풀림 및 접힘) 길이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서울대 제공.
단분자 자기집게를 이용한 막 단백질 GPCR의 실험 모식도. 분석대상이 되는 막 단백질인 GPCR 을 준비된 분석기판에 주입한다. 단백질과 기판의 원하지 않는 상호작용을 피하고, 막 환경의 유동성을 위해 막 단백질 양 끝에 DNA가 부착되어있다. 한쪽 DNA는 분석기판 표면에 사전에 준비된 특정 단백질-화학물질 결합을 통해 고정하고 반대편 DNA는 자성 구슬에 부착한다. 사용된 자성 구슬은 초상자성을 지니기 때문에, 외부 자석의 거리를 조정해 원하는 순간만 힘을 가할 수 있다. 실제 측정하는 값은 분석기판에 대한 상대적인 자성 구슬의 3차원 위치이며, 막 단백질의 구조 변화에 따른 (풀림 및 접힘) 길이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서울대 제공.

인체 내 세포막에 존재하는 막 단백질은 세포 간 중요한 생체 신호를 전달하거나 특정 분자를 수송 및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효소로도 활동하기 때문에 약물 표적 치료 대상으로 중요하게 활용된다. 

 

막 단백질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나선 막 단백질은 1990년에 발표된 2단계 모델을 통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리보솜에서 합성된 아미노산이 안정적인 나선 형태를 이룬 뒤 막에 삽입되는 첫 단계를 거쳐 삽입된 나선들이 상호작용해 구조를 이루는 2단계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나선 막 단백질의 이같은 접힘 현상을 직접 관찰하려는 연구를 해왔지만 실험의 한계로 명확하게 관측하지 못했다. 또 1990년에 발표된 2단계를 통한 나선 막 단백질 형성 과정이 학계 정설로 존재했다.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최현규 연구원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최희정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 제임스 보위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 나선 막 단백질의 접힘 경로를 세계 처음으로 규명하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2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막 단백질의 접힘을 직접 관측하고 접힘 현상의 특성 및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단분자 자기집게 기술을 이용했다. 이 기술은 단백질에 자성 구슬을 매달고 외부에서 자석을 가까이 해 단백질과 연결된 자성 구슬에 힘을 세밀하게 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먼저 높은 힘을 가해 나선 막 단백질을 완전히 풀어낸 뒤 다시 힘을 낮춰 나선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의 막 단백질이 접히는 현상을 처음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나선 막 단백질의 2단계 형성 과정이 별개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된 모델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인간에 존재하는 막 단백질의 한 그룹인 GPCR 막 단백질 종류 중 ‘베타-2-아드레날린 수용체’의 접힘 경로를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GPCR 막 단백질은 근육 이완과 기관지 확장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접힘 원리와 구조 특성을 밝히면 치료제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의 관측 결과 베타-2-아드레날린 수용체는 N말단부터 C말단 방향으로 나선 2개가 하나의 단위로 접힌다는 사실을 밝혔다.

 

최현규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베타-2-아드레날린 수용체는 7개의 나선이 삽입돼 상호작용해 접히는데 이번 관측으로 1번 나선이 만들어져 막에 삽입된 뒤 7번 나선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고 1번과 2번 나선이 차례로 삽입되면서 상호 작용하면서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나선 막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규명한 것은 물론 질환 치료제 연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턴 것으로 분석된다. 최 연구원은 “각 나선의 상호작용 특성에 따라 안정성이 달라지는데 안정적인 나선에 치료제가 붙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나 반대로 불안정한 나선에 치료제를 붙여 약의 효과를 억제하는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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