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방해하는 5G 주파수 문제 일단락

2019.11.25 13:21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19)’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대역이 분배됐다. 세계전파통신회의 홈페이지 캡쳐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19)’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대역이 분배됐다. 세계전파통신회의 홈페이지 캡쳐

5세대 이동통신(5G)에 배정될 주파수인 26기가헤르츠(㎓·10억 ㎐)와 37㎓ 등 12개 주파수의 대역폭이 국제 회의를 거쳐 결정됐다. 대역폭은 전파를 보낼 수 있는 범위로 넓어질수록 보낼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진다. 전파 분배가 결정된 대역폭의 범위는 14.75㎓다. 한국의 5G 대역인 28㎓ 대역과 다른 전파이용장비와의 간섭을 막는 보호 조건도 만들어졌다. 5G의 전파가 기상위성의 관측을 방해해 기상예보의 질을 떨어트릴 것이란 기상학계의 우려애 대비해 간섭을 막기 위한 조건도 마련됐다. 다만 기상학계가 주장한 조건보다 완화된 조건이 결정돼 우려를 해소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19)에 과기정통부와 관계부처 및 관련 전문가 47명이 참여해 5G 주파수 분배 의제 등 이동통신과 과학, 위성, 항공, 해상 등 25개 의제 논의에 함께했다고 25일 밝혔다. WRC-19는 주파수 국제분배 등을 논의하는 ‘전파올림픽’으로 이번 회의에는 193개국 정부와 관련 전문가 약 3400명이 참여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이 제안해 연구가 시작된 고(高)대역(밀리미터파) 이동통신 주파수 국제분배가 처음으로 논의됐다. 주파수는 국가별로 이용하는 대역이 다르고 위성 등 주파수를 쓰는 다른 업무와 간섭 문제가 있다. 세계전파통신회의는 논의를 거쳐 이동통신 주파수를 지역과 국가별 특성에 맞게 한정해 공급한다. 이번 주파수 분배는 2000년 3세대 이동통신(3G) 이후 처음으로 논의됐다.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경쟁에 전 세계가 나서고 있어 이번 배정될 5G 주파수 분배는 전세계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회의에서는 24.25~86㎓ 사이 12개 대역이 논의됐으며 26㎓와 37㎓ 대역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4.75㎓ 폭을 국제 조화주파수로 분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5G 대역으로 공급한 28㎓와 가까운 26㎓ 대역은 전 세계 최대 관심대역으로 꼽혔다. 이 대역에서는 3.25㎓ 폭을 글로벌 5G 주파수로 분배했다.

 

또다른 쟁점 중 하나였던 지구탐사위성 보호를 위한 조건은 이동통신산업 활성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지구를 관측하는 기상위성은 수증기가 내는 23.8㎓ 대역의 전파를 측정해 대기 중 습도를 파악한다. 기상학계는 5G 대역폭이 24㎓에 근접하며 기상위성의 관측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회의에서는 대역 바깥으로 퍼지는 전파 기준인 ‘불요발사’ 기준은 2021년 –33데시벨와트(㏈W)에서 2027년 –39㏈W로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 기준은 낮을수록 대역 바깥으로 퍼지는 전파가 줄어들어 주변 대역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 다만 -33㏈W 기준은 세계기상기구(WMO)가 권고한 기준인 –55㏈W 수준보다 158배 완화된 수치라 관련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이 올해 공급한 28㎓ 5G 대역을 다른 전파와의 간섭에서 보호하기 위한 보호조건도 설정됐다. 비행기에서 이용하는 위성안테나(ESIM) 주파수인 27.5~29.5㎓를 분배하며 지표면 수신세기에 관한 운용 규제를 설정했다. 규제 이행을 위해 수신세기에 대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국이 규제 준수를 확인해야 하는 규정도 추가됐다. 또 28㎓ 대역은 성층권 글로벌 통신 서비스(HAPS) 대상에서 제외됐다. HAPS는 성층권에 비행체를 띄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 주파수 이용 사항이 결정됐다. 이동통신과 위성이 주파수를 공유하는 2.1㎓와 1.4㎓ 대역은 이동통신에 유리하도록 대역이 조정됐다. 또 전세계해상조난안전시스템(GMDSS)을 현대화하고 영국 위성업체 ‘인마샛’ 위성 외에 모토로라의 ‘이리듐’ 위성을 추가하기 위한 주파수가 분배됐다. GMDSS는 선박이 조난을 당했을 때 위성에 조난 신호를 보내 빠른 구조가 이뤄지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밖에 비정지궤도 위성시스템의 단계적 구축절차와 운용개시일 등 규정 및 절차도 마련됐다.

 

차기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도 결정됐다. 7㎓ 대역 주파수와 Ka대역(27.5~30㎓)를 쓰는 비정지궤도위성 활용 규정 등 이동통신과 위성, 과학 전 분야 19개 의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세계전파통신회의는 3~4년 주기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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