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들어간 달에만 굴 먹는 지혜는 4천년 이전에 시작돼

2019.11.22 09:47

'굴 껍데기에 기생하는 바다 달팽이 크기 측정해 분석


 
굴 채취 시기를 알려준 바다달팽이 부네아 임프레사. 플로리다자연사박물관 크리스텐 그레이스 제공

 

서양에선 야생 굴을 'r'이 들어간 달에만 먹는 풍습이 있다. 심각한 식중독이나 맛이 없을 때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풍습이 적어도 4천년 전에 시작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이 박물관 소속 니콜 카나로지와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굴 껍데기에 기생하는 바다 달팽이를 통해 선사시대의 굴 채취 시기를 연구한 결과를 오픈 액세스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실었다.

 

연구팀은 굴 껍데기에 달라붙어 침을 꽂고 안의 내용물을 빨아먹는 바다 달팽이인 '부네아 임프레사(Boonea impress)'의 수명이 12개월로 그 길이를 측정하면 굴이 죽은 시기를 알 수 있는 점을 연구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조지아주 연안에 있는 세인트 캐서린 섬의 4천300년 된 고리형 패총(shell ring)에 있는 굴 껍데기와 B. 임프레사를 분석하고 살아있는 굴과 비교했다.

 

그 결과, 세인트 캐서린 섬에 살던 고대 주민들은 주로 늦가을부터 봄 사이에 굴을 채취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름철에는 섬에 거주하는 인구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버려진 굴 껍데기에 붙어있던 기생 생물에 대한 연구가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 등지의 해안에서 발견되는 고리형 패총의 용도에 대해서도 단서를 제공해 준 것으로 분석했다.


굴 [자료사진]
 

 

카나로지와 연구원은 고리형 패총이 일상적으로 나오는 음식 쓰레기 더미였는지 아니면 임시 축제 장소였는지는 오랫동안 논쟁이 진행돼 왔다면서 섬의 패총에 계절적으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은 패총의 용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계절에 따라 패총의 내용물이 바뀐 것은 지속 가능한 수확의 최초 기록 중 하나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동부지역에서는 굴이 5월부터 10월 사이에 산란기를 갖는데 여름철에 굴 채취를 피한 것은 굴의 개체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수명이 1년 정도이고 성장패턴에 일관성이 있으며 산란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종(種)이 있다면 B.임프레사처럼 "시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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