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가루 날리는 사월마을 "주거환경 부적합"

2019.11.20 08:41
인천 사월마을은 자연녹지지역으로 마을 남서쪽 1km 지점에 수도권 쓰레기매립지가 있고, 마을 남측으로 쓰레기 수송도로(드림로)가 있다. 환경부 제공
공장에서 흩날리는 비산먼지와 쇳가루 때문에 피해를 호소해왔던 인천 서구 사월마을에 대해 10곳 중 7곳이 '주거 환경에 부적합'하다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월마을은 자연녹지지역으로 마을 남서쪽 1km 지점에 수도권 쓰레기매립지가 있고, 마을 남측으로 쓰레기 수송도로(드림로)가 있다. 환경부 제공

1992년 마을 인근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생기고 소규모 공장들에서 흩날리는 비산먼지와 쇳가루 때문에 피해를 호소해왔던 인천 서구 사월마을에 대해 10곳 중 7곳이 '주거 환경에 부적합'하다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우려와 달리, 이 마을에서 발생한 암의 종류가 다양하고 전체 암 발생률이 타 지역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높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주민들은 이주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는 등 호소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인천시 서구 오류왕길동에 있는 사월마을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을 대상으로 이뤄진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민과 환경부, 인천시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사월마을에는 제조업체 122곳(73.9%), 도소매 17곳(10.3%), 폐기물처리업체 16곳(9.7%) 등 공장 165여 곳이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공장 82곳은 망간과 철 등 중금속,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었다. 마을 앞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는 버스, 대형트럭 등이 하루 약 1만3000대, 마을 내부도로는 승용차와 소형트럭이 하루 약 700대가 통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 고농도, 침적 먼지에서도 중금속 검출

 

대기오염 조사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와 중금속 등이 인천의 다른 주거지역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며, 마을 내 토양과 주택에 쌓여 있는 먼지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됐다. 

 

지난 해 겨울과 봄, 여름에 각 3일간 측정된 대기 중 미세먼지(PM10)의 평균농도는 약 55.5μg/m3로 같은 날 인근지역 측정망 농도(인천 서구 연희동, 37.1μg/m3)보다 1.5배 높았다. 대기 중 납(49.4ng/m3), 망간(106.8ng/m3), 니켈(13.9ng/m3), 철(2055.4ng/m3) 같은 중금속의 농도는 인근 구월동과 연희동보다 2~5배나 높았다.  

 

대기오염 배출원에 대해 수리통계학 모델로 계산한 결과, 미세먼지(PM10)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요인은 순환골재처리장 등 건설폐기물 처리업(19.4%)으로 나타났다. 자동차(17.7%)와 토양 관련 오염원(12.5%)이 그 뒤를 이었다.
    
주택 14곳의 서까래와 문틀 등에서 채취한 침적 먼지에서도 비소와 카드뭄, 철, 망간, 니켈, 납, 크롬 등 중금속 항목들이 지각의 원소 조성 농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마을 13개 지점 토양에서는 비소와 카드뮴, 니켈, 납 등이 검출됐지만 토양오염우려기준을 넘지는 않았다.

 

체내 유해물질 농도 높으나 암 관련 없어

 

주민의 건강조사 결과 소변 내 카드뮴과 수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대사체, 혈중 납 등 체내 유해물질은 일부 항목이 국민 평균 1.1~1.7배 높았으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권고치보다는 낮았다. 이 중 카드뮴이 고농도로 확인된 6명에 대해 정밀검진을 한 결과, 신장질환과 골다공증 등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해물질별 생체 농도가 높은 28명에 대해서도 건강검진 결과 특이소견이 없었다.

 

특히 이 마을에서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주민 122명 중 15명이 폐암과 유방암, 갑상선암, 위암 등을 겪어 그 중 8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발생한 암의 종류가 다양하고 전국 대비 암 발생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데다 주간과 야간 소음도가 높고, 주민 중에 우울증(24.4%)이나 불안증(16.3%)을 호소하는 비율이 전국 대비 각각 4.3배, 2.9배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거 환경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주민 설명회에서 사월마을 주민들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장선자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장은 "살 수 있는, 숨 쉴 수 있는 곳으로 보내달라"며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이런 큰 고통을 받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유승도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향후 인천시와 협의해 주민건강조사와 주거환경 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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