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1년전 물 주입 중단했다면 지진 확률 1%로 줄었을 것"

2019.11.15 11:19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에서 개최된 포항지진 2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연구자들은 기존 조사 결과를 재확인하고 포항지진이 사전에 중단할 수 있던 인재임을 명확히 했다. 윤신영 기자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에서 개최된 포항지진 2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연구자들은 기존 조사 결과를 재확인하고 포항지진이 사전에 중단할 수 있던 인재임을 명확히 했다. 윤신영 기자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5의 지진(포항지진)이 사전에 다양한 ‘전조’를 보였으며, 이 때 물 주입을 중단했다면 포항 지진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항지진은 지하에 존재하는 단층대의 존재를 모른 상태에서 물을 주입해 작은 유발지진을 일으켰고, 이 유발지진들이 누적돼 큰 지진을 촉발했다는 기존 조사 결과도 재확인했다.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관련성을 연구 중인 전문가 단체인 ‘11.15지진지열발전공동연구단’은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에서 ‘2019 포항지진 2주년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올해 3월 발표한 정부조사연구단의 내용을 재확인하고, 일부 새로운 연구 결과를 추가로 공개했다.


먼저 대도시 인근에서 대규모 단층대가 존재하는 땅 속에 직접적으로 물을 주입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지열발전소가 시추한 두 개의 지열정 사이에 단층대가 존재하며, 주입된 유체에 의해 점점 규모가 커지는 유발지진이 단층대를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유발지진은 결국 규모 5.5의 지진을 촉발했다. 연구단은 “유체가 단층대에 직접 주입될 경우 적은 양으로도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다양한 ‘전조’가 있었으며, 전조가 있을 때 물 주입을 중단했다면 지진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세르게이 샤피로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지진 지수를 고려해 확률 모델링 연구를 한 결과, 2017년 11월 지진이 발생하기 약 11개월 전인 2016년 12월 23일 발생한 규모 2.3의 미소지진이 발생했을 때 유체주입을 멈췄으면 포항지진 발생 확률을 1%대로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7개월 전인 2017년 4월 15일 규모 3.3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주입을 멈췄더라도 발생 확률은 3%대로 낮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샤피로 교수는 “포항 지열발전 실증연구 과정에서 실시간 지진 모니터링을 하고 3차원 지진분석을 제대로 했다면 큰 지진 발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에서 개최된 포항지진 2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연구자들은 기존 조사 결과를 재확인하고 포항지진이 사전에 중단할 수 있던 인재임을 명확히 했다. 윤신영 기자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에서 개최된 포항지진 2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연구자들은 기존 조사 결과를 재확인하고 포항지진이 사전에 중단할 수 있던 인재임을 명확히 했다. 윤신영 기자

미소지진 외에 다양한 전조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포항지열발전소의 부지를 선정하고 지열정을 굴착할 때, 지열저류층을 형성할 때 등 모든 단계에서 10차례 이상의 전조가 있었다”며 “하지만 안전관리체계의 미숙한 운영과 경험부족, 관련자들의 소통 부족으로 포항지진이 촉발됐다”고 말했다.


 시마모토 토시히코 일본 교토대 교수는 “대도시 인근에서 대규모 단층대에 직접 물을 주입한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며 “심부지열발전 개발에는 지진자료 분석과 지질자료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포항지열발전소 실증사업에는 지진학자와 지질학자의 기여가 거의 없이 공학적 측면만 강조됐다”고 비판했다. 위험 신호를 사전에 감지해 실증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신호등 체계’를 잘 갖췄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이날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포항지진은 유체 주입에 의한 지진 발생 과정을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는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진”이라며 “모든 관련 자료를 즉시 공개하고 이를 활용한 국제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지진 안전성을 위해 최대한 다양한 자료를 측정,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