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이 쏘아올린 속도위반 별 발견

2019.11.13 13:50
우리은하 중심부의 초대질량블랙홀이 먼 우주로 빠르게 날려 보낸 별이 발견됐다. 우리은하의 일반적인 이동 속도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은하 바깥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원인은 두 개의 별이 서로 도는 쌍성 중 하나가 블랙홀 내부에 포획되며 남은 별이 튕겨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국립대-카네기멜론대 제공
우리은하 중심부의 초대질량블랙홀이 먼 우주로 빠르게 날려 보낸 별이 발견됐다. 우리은하의 일반적인 이동 속도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은하 바깥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원인은 두 개의 별이 서로 도는 쌍성 중 하나가 블랙홀 내부에 포획되며 남은 별이 튕겨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국립대-카네기멜론대 제공

우리 은하 중심부에서 다른 별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은하 밖으로 날아가는 이상한 별이 발견됐다. 이 별을 ‘쏜’ 주인공은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태양 400만개 질량의 초대질량블랙홀인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국립대는 개리 다 코스타 석좌교수와 세르게이 코포소프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팀이 지구에서 2만 90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시속 600만km의 속도로 움직이는 별 S5-HVS1을 발견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우리은하의 천체 분포를 조사하는 호주와 유럽의 공동연구프로젝트인 ‘남방천체흐름분광조사(S5)’를 통해 이 별을 찾았다. 호주의 3.9m 구경의 앵글로-오스트레일리안 망원경으로 포착한 뒤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으로 속도를 측정했다. 보통 다른 별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인데다, 별의 진행 방향이 은하 중심부를 중심으로 도는 방향이 아니라 바깥 방향(지구 쪽)을 향하고 있어 많은 천문학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육상 경기로 치면, 모두가 트랙 위를 조깅하는 속도로 달리는데, 이 별만 전속력으로 트랙을 가로질러 운동장 밖으로 나가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 별의 진행 궤적과 속도를 바탕으로 궤도를 역추적한 결과 이 별이 500만 년 전 우리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태양 질량 400배의 초대질량블랙홀 ‘궁수자리A별’ 부근에서 튀어나오게 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 별은 원래 궁수자리A별 주변을 도는 쌍성이었는데, 동반성이 블랙홀에 사로잡히면서 남은 별이 중력의 균형을 잃고 바깥으로 초속 수천km의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세 천체의 중력이 상호작용해 벌이는 이런 현상을 ‘힐스 메커니즘’이라고 부른다. 구슬 두 개를 끈으로 묶어 줄 가운데를 잡고 돌리다 구슬 한 개를 강하게 낚아 채면 남은 구슬은 줄을 끊고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다. 이와 비슷한 원리다. 강한 중력을 지닌 천체 주변을 지나던 쌍성 가운데 한 별이 중력이 센 천체 주변으로 끌려가면 남은 별은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일은 우주에서 흔히 발생한다. 태양계의 많은 위성들도 비슷한 원리로 동반 소천체를 바깥으로 보낸 결과 탄생했다. 

 

이번에 발견된 별의 궤적이다. 1억 년 뒤에는 우리은하를 벗어나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국립대-카네기멜론대 제공
이번에 발견된 별의 궤적이다. 1억 년 뒤에는 우리은하를 벗어나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국립대-카네기멜론대 제공

연구팀은 이 별이 약 1억 년 뒤면 우리 은하를 벗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일단 은하를 벗어난 별은 다시 우리은하로 돌아오지 못하고 떠돌이 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블랙홀이 별을 바깥으로 ‘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연구 결과다. 연구팀의 팅리 카네기관측소 교수는 “힐스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인 첫 연구”라고 말했다. 또 직접 가지 않고도 은하 중심부라는 우리가 아는 우주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별의 특성을 연구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월례회보' 4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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