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타는 생계형 경유트럭, 깨끗한 하이브리드차로 개조가 목표"

2019.11.11 20:07
김경수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원장이 이달 11일 제주 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에서 대학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김경수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원장이 이달 11일 제주 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에서 대학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노후화한 택배트럭은 대표적인 생계형 트럭입니다. 이걸 사회 정책적으로는 폐차를 유도하겠지만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사회 문제를 없애주려 합니다. 교통문제는 사회 문제와 직결돼있습니다.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이 우리 대학원의 목표입니다.”

 

김경수 KAIST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장은 이달 11일 제주 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학원의 주요 연구과제인 택배차량용 디젤 트럭 하이브리드 개조기술 개발 사업을 소개하며 대학원이 갖는 지향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은 미래교통기술 전문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2010년 설립됐다. 전 은행감독원 부원장과 한국정보통신 대표를 지낸 조천식 회장이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기부한 149억 원이 기반이 돼 지금은 17명의 교수와 80여 명의 대학원생이 모여 미래 교통 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원장은 대학원의 주요 연구 과제로 무인자율과 친환경, 지능형 교통시스템 3가지를 꼽았다. 김 원장은 “친환경, 무인자율, 지능형 교통으로 도시 교통이 짜인다고 하면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를 만든다는 상상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대학원은 ‘사회 이슈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학과’라는 연구 지향점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며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오염 물질의 주범으로 꼽히는 노후 경유 트럭을 하이브리드차로 개조해 미세먼지와 연비를 절감하는 ‘택배차량용 디젤트럭 하이브리드 개조기술 개발 및 실용화 연구’다. 국토교통부로부터 2017년 따낸 정부 과제로 3년 6개월간 약 153억 원의 연구비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노후 경유 트럭 상당수가 수동 기어를 갖고 있어 하이브리드 트럭으로 전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다. 김 원장은 “하이브리드차는 자동 기어가 기본이지만 우리는 수동 트럭을 하이브리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이미 양산된 차를 문제없이 개조해야 해 설계 자유도가 낮아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개조비용은 500만 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환경 개선 비용과 연료 절감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비용이라는 분석이다. 김 원장은 “500만 원이 큰돈이라 볼 수 있으나 매년 100만 원 가량의 기름값을 아낄 수 있고, 사회에서 지불하는 환경 비용도 감안하면 받아들일 수 있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법 제도를 조금만 개선하면 충분히 도입 가능하다고도 했다. 그는 “환경부와 지자체의 환경보조금 등을 유도하면 된다”며 “한국교통연구원과 함께 법 제도 개선으로 환경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젤 하이브리드 트럭은 내년 도로 주행 실증에 들어간다. 실증은 제주도에서 진행된다. 김 원장은 “제주도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고 도심지도 있어 테스트베드로 좋은 환경”이라며 “혹여 고장이 나도 1시간 내로 접근할 수 있어 실증에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KAIST는 지난해 말 제주도에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를 차리는 등 제주도를 친환경 자동차 연구 기지로 삼고 있다. 정책 지원이 강한 것이 제주도의 강점이다. 김 원장은 “제주도는 ‘카본 프리 2030’을 추진하며 섬 전체를 친환경으로 바꾸려 한다”며 “전기차 운용 인프라가 잘 돼 있어 관련 연구를 하기 좋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택배트럭은 대표적인 생계형 트럭으로 사용자에게 한번 넘어가면 폐차하기 어려워 노후차량이 된다”며 “이걸 사회 정책적으로는 폐차를 유도하겠지만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사회 문제를 없애주는 방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 트럭을 쓸 수 있게 해주면 많은 사람의 일자리와 소득이 보장될 것”이라며 “이처럼 교통문제는 사회 문제와 직결돼있다. 사회 문제가 되는 교통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러한 목표에 걸맞은 연구로 친환경 선박과 관련한 연구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 어선은 면세유를 받는데 해외에 상품을 수출할 때 이것이 공정하지 않다며 문제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면세유를 지원할 때 드는 세금을 대신 인프라에 투자해 어민이 이득을 볼 수 있는 방향이 있지 않나 해서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기획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은 이날 제주에서 ‘국제 미래자동차 심포지엄 2019’를 열고 국제 연구자들을 초청해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등 다양한 미래 교통에 대해 논의했다. 김 원장은 이번 행사를 앞으로도 꾸준히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세계의 대학 평가에서 우리가 손해보는 게 많은데 이걸 해결하는 게 국제화”라며 “심포지엄은 KAIST가 미래 교통의 주도권을 갖고 뛰고 있음을 알리는 차원의 활동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미래차 후보들 중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하이브리드차를 꼽았다. 김 원장은 “한국은 소프트웨어로 컨트롤하는 메카트로닉스가 강해 자동화를 기가 막히게 잘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모터와 엔진을 섞어 쓰는 분야를 우리가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와 같은 기술도 아직 태동기인 만큼 한국에 기회가 있다고도 했다. 김 원장은 “자율주행차는 자동차만 똑똑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길도 똑똑해야 한다”며 “도로는 자동차를 모니터링해서 정보를 모아야 하고 통신과 네트웍 연결 기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며 “한국은 통신과 자동차 강국일 뿐더러 핵심기술을 모아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특징적으로 잘하기 때문에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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