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피자 맛의 비밀은 '데이터'에요" 임재원 고피자 대표

2019.11.09 16:45
 

‘빠르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피자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 아래 열심히 노력한 결과 ‘2019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됐다. 1인용 피자를 만드는 화덕인 ‘고븐’을 개발하고 ‘고피자’를 창업한 임재원 대표에게 성공 비결을 물었다. 

 

창업을 생각한 계기가 있다면


중·고등학생 때부터 나이키나 맥도날드처럼 소비자와 직접 만나 상품을 파는 ‘브랜드’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됐고, 대학교에서 경영학, 대학원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하며 마케팅을 공부했죠. 


대학원 졸업 후 마케터로 일하면서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창업을 해서 브랜드를 만들 생각은 아니었어요. 고피자도 ‘사업을 해보자’는 마음 보다 ‘피자계의 맥도날드를 만들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죠.

 

KAIST에서 경영공학을 공부했다. 어떤 학문인가 

 

수학과 사회과학을 이용해 경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 및 평가하는 학문이에요. 마케팅은 주로 통계 이론과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하죠. 고피자를 창업할 때 직접적으로 수학 지식을 활용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의 선호도나 브랜드의 시장성을 판단할 때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면서 수학의 중요성을 실감했죠. 제가 경영공학을 전공하며 수학을 공부했던 경험 덕에 데이터를 다루는 직원이 필요하단 걸 금방 깨달았고, 채용할 때도 적합한 사람을 찾을 수 있었어요.


고븐을 개발한 계기는 무엇인가

 

정말 필요해서 만들었어요. 기존의 피자를 굽는 화덕은 조그마한 화덕 안에서 피자가 골고루 익게 돌려줘야 하다 보니 저와 매장 직원들이 화상을 자주 입었어요. 또 화덕 사용법을 익히려면 2~3주 정도 훈련을 받아야해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러웠죠. 안전하면서 전자레인지처럼 쉽게 쓸 수 있는 화덕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런 점을 개선하려면 어떤 형태로 만들어야 할지 명확했기 때문에, 주방 기계를 만드는 작은 공장들을 찾아가 제가 생각한 화덕을 함께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물어봤죠. 그때 같이 화덕을 만든 분은 현재 고피자의 화덕만 생산하는 공장의 대표님이 되셨지요. 앞으로는 전국의 모든 고피자 매장에 있는 고븐의 온도를 본사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내부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본사로 보내는 기능을 가진 고븐을 만들 예정이에요.


사물인터넷과 AI를 활용한다고 알고 있다


고피자가 개발하고 싶은 기술 중 하나는 피자를 잘 모르는 사람도 좁은 공간에서 혼자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예요. AI가 주문을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지 실시간으로 지시해주고, 스마트 주방 기기가 각 조리 단계 별로 어떤 행동을 해야 피자를 빨리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거죠.

 

2019년 3월 열린 ′디캠프 X IFC 디데이′ 에서 발표 중인 임 대표. 디데이는 은행권청년창업단 디캠프가 전도유망하 스타트업을 발굴해 최대 3억 원을 투자하고 공간을 제공하는 행사다. 고피자는 최초로 2회 우승한 스타트업이다. 고피자 제공
2019년 3월 열린 '디캠프 X IFC 디데이' 에서 발표 중인 임 대표. 디데이는 은행권청년창업단 디캠프가 전도유망하 스타트업을 발굴해 최대 3억 원을 투자하고 공간을 제공하는 행사다. 고피자는 최초로 2회 우승한 스타트업이다. 고피자 제공

결국 고피자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저렴하고 품질이 한결같은 피자를 빠른 시간 안에 먹을 수 있어요. 60평이 넘는 공간에서 6명이 일해서 만든 피자보다 10평에서 1명이 일해서 만든 피자가 훨씬 더 저렴하니까요.


현재 피자 도우에 토핑을 더 빨리 얹을 수 있도록 실시간 토핑 가이드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어요. 주문이 접수되면 시스템이 레시피에 따라 여러 주문을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순서와 행동 지침을 알려주죠. 이런 시스템을 만들려면 사물 인터넷 기술뿐 아니라 빅데이터도 활용해야 해요.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성적이 상위권인 친구들은 공부를 잘하는 게 무조건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세요. 공부하는 게 힘든 친구들은 절망하지 말고, 공부가 싫어서 피하는 사람은 끈기를 길러보세요.


저도 중·고등학생 때 반에서 거의 꼴찌를 했어요. 그때 대학에 못 가 인생에 실패할까봐 많이 걱정했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대학에 입학해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성실하고 끈기 있게 사는 게 얼마나 재밌고 보상이 큰지 깨달았죠. 


언제라도 늦지 않아요.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끝까지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저는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일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가 내 길이 아닌 거 같아도 ‘이렇게 싫은 공부도 잘 견뎌내면 나중에 어떤 일을 해도 버틸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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