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발표를 앞둔 사람에게 도움될 조언 아홉가지

2019.11.09 08:49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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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람이 좋고 능력이 좋아도 회의나 발표, 인터뷰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나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고 내가 의도하는 바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첫 0.1초의 중요성

 

사람을 판단하는 과정이 신중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대인 지각은 일단 ‘첫인상’으로 크게 결정된다. 열길 물 속 보다 알기 어렵다는 것이 한 길 사람 속인데, 만나는 사람 한 명 한명 모두를 잘 알고자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재닌 윌리스 교수에 따르면 이렇게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 좋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결정을 내리는 데 0.1초면 충분하다. 더 많은 시간을 주었을 때의 인상(어떤 사람의 매력도, 호감도, 자신감, 능력, 지배성, 남성·여성성, 신뢰도 등이 어떠한지)이 0.1초 안에 결정된 첫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처음의 0.1초가 중요하며 이 시간 안에 사람들은 나를 믿을만하거나 믿을만하지 않다거나, 능력이 좋다거나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따듯함

 

이 짦은 시간 동안 뭐부터 어필하면 좋을까? 대인 지각의 또 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일반적으로 ‘따듯함’을 어필하는 것이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프린스턴대 심리학자 수전 피스크 교수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똑똑하고 성실하고 매력적이고 유머러스하고 적극적이지만 차가운 사람이라는 정보를 줬을 때 수많은 좋은 특성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의 ‘차가운’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경향이 나타난다. 차갑고 인간성이 나쁘지만 능력이 좋은 경우 ‘최악의 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따라서 학자들은 비지니스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도 능력만을 어필하기보다 우선 ‘인간성 좋음’을 어필하길 조언한다. 따듯함 측면에서 나쁜 평가를 받으면 능력과 상관없이 아웃(OUT)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상대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상대의 ‘호감’을 사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소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데 때론 작은 ‘미소’하나면 충분하다고 한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연구자들은 많은 말 할 것 없이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미소 하나로 상대방에게 호의를 표시하고 분위기를 원만하게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거짓 미소 또는 썪소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구분해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마음에서 우러러난 미소를 짓는 것이 좋겠다.

 

몸과 마음의 일치

 

흔히 자신감 있는 자세나 제스처를 취하면 자신감 있어 보여서 상대방을 잘 설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만약 실제로는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표정이 굳어 있는 등 어딘가 자신 없음이 티가 난다면, 자신감 있어 보이는 제스처가 되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었다. 조곤조곤한 말투와 자신감 있는 포즈보다는 조곤조곤한 말투와 겸손한 포즈가 더 낫다는 것이다. 무리해서 나를 특정 이미지로 내보이려 하기보다는 다소 긴장되어 보이더라도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당분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또 다른 의외의 요소는 바로 ‘당분’이다. 인간은 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특히 우리의 ‘뇌’는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2/3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복잡한 문제를 풀거나 진땀나는 사람을 상대하느라 머리를 너무 많이 쓰면 연료가 바닥난 자동차처럼 당분간 작동을 멈추기도 한다(자아 고갈 현상). 사회성 또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기능이므로 혈당이 낮은 상태에서 사람들은 사소한 일로도 화를 잘 내고 친절한 모습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는 발견이 있다. 이런 현상을 발견한 미네소타대 캐슬린 보즈 교수는 사회성을 발휘하거나 이미지 관리하기는 머리 아픈 고등 인지기능을 요하는 작업들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단 것을 먹어주는 등 에너지 보충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친절에는 당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긴장한 게 아니라 신난거야

 

한편 때론 지나치게 긴장해서 따듯한 미소나 자신감 있는 태도를 잃곤 한다. 이럴 때 지금 긴장한 게 아니라 신난거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었다. 감정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꽤 애매한 구석이 있어서 똑같이 심장이 뛸 때 옆에 매력적인 사람이 있으면 ‘반했다’고 느끼는 반면 싫은 사람이 있으면 ‘화났다’가 되는 등 해석에 따라 최종 경험이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신남과 긴장 역시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각성 정도는 비슷해서 해석을 조금 달리하면 정말 신난 것처럼 느껴지는 효가가 나타난다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이 상황이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회적 활동이 주는 즐거움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심리학자 윌리엄 플리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사회적 상황에서 느끼는 즐거움에서는 차이가 없었고 심지어 내향적인 사람들이 더 크게 즐거워하는 현상도 나타나지만, 이후 왜인지 내향적인 사람들은 별로 재미없었다고 기억을 왜곡하는 경향을 보였다. 과거의 즐거웠던 대화들을 떠올려보고 이번에도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 실제 사회성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명확하게 적당한 빈도로 말하기 그리고 질문하기

 

한편 인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비지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명확성’과 ‘적당한 빈도’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혔다는 연구가 있었다. 남호주대 연구팀에 따르면 기업의 인재담당은 화려한 언변보다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지나치게 혼자서 오래 이야기하지 않는 것, 말하는 것뿐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대화란 탁구 같아서 혼자서만 계속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 상대의 공을 적당히 받아서 잘 넘겨주는 기술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질문하기 부탁하기

 

비슷하게 상대방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연구가 있었다. 혼자 다 아는 척 하면 좋은 인상을 심어줄 거 같지만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받았을 때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고 진지하고 성실하다는 인상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너무 쉬운 문제를 계속해서 묻는 것은 좋지 않지만 적당한 질문과 도움 요청은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연습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연습이다. 특히 자신이 없고 잘 모르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 미리 설명하거나 가르쳐 보는 것이 이해와 자신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중요한 발표가 있다면 말로 풀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보거나 발표 리허설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조금 오글거릴지는 몰라도 녹화하거나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반복해서 연습하고 그 이미지를 머리 속에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발표나 인터뷰를 망칠까봐 긴장하게 될 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대비를 해두었지’하고 대처법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면 긴장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게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과 겸손, 마음 챙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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