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클러스터, 기업 도와 정부 부담 줄이고 일자리 창출해야"

2019.11.06 18:19
메기 오툴 미국 ′랩센트럴′ 최고운영책임자(COO, 왼쪽 두번째)가 이달 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 과학기술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과힉기술연구원(KIST) 제공
메기 오툴 미국 '랩센트럴' 최고운영책임자(COO, 왼쪽 두번째)가 이달 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 과학기술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과힉기술연구원(KIST) 제공

“경쟁이 심한 바이오 기업들을 적은 돈으로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임무입니다. 이 일을 통해 정부의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일자리도 창출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메기 오툴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랩센트럴'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이달 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 과학기술(S&T) 포럼’에서 바이오클러스터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주관해 열린 포럼에서는 미국과 일본, 한국의 바이오 및 의료 분야 혁신 클러스터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툴 COO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바이오 클러스터로 평가받는 랩센트럴에 대해 소개했다. 랩센트럴은 최신 바이오 실험 장비와 공간을 갖춘 스타트업 보육센터로 바이오벤처 육성을 위해 2012년 설립됐다. 랩센트럴에 입주했던 바이오 벤처가 초기 투자 비용으로 받은 금액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기준 5억 5327만 2000달러(약 6400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의 뉴저지주 전체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보다 큰 액수다.

 

랩센트럴은 열린 공간을 지향하면서 공용 실험실, 회의실 등 다양한 공유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밖에서 바라봐도 쉽게 따라할 수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행사도 자주 개최하며 지역사회와 기업과 소통한다. 오툴 COO는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도 열고 있다”며 “강연이나 재즈 페스티벌을 열면 지역사회와 많은 교류를 할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장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랩센트럴은 2~3년 주기로 스폰서를 교체하는 독특한 후원 시스템도 갖고 있다. 최대한 많은 기업이 랩센트럴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다. 오툴 COO는 “랩센트럴은 지원을 하려는 기업이 2~3년만 함께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경쟁률이 높다”며 “이런 제도가 있어야 최대한 많은 수의 기업을 함께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기업의 성장을 도울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진다는 게 랩센트럴의 지향점이다. 오툴 COO는 “바이오 기업들은 경쟁이 심해 연구 보조금도 5000달러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기업이 적은 돈으로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임무”라고 말했다. “이런 일을 통해 정부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보스턴이 속한)매사추세츠주도 1922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니시모토 세이이치 일본 교토 혁신클러스터 이사장은 교토의 슈퍼클러스터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은 1990년대 과학기술에 ‘혁신’이라는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세이이치 이사장은 “일본은 2006년 5년 단위의 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만들며 이전 계획에서는 한 번도 쓰지 않던 ‘혁신’이라는 단어를 35차례 강조하며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났다”며 “이는 4차 127회, 5차 214회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일본은 클러스터를 집중하는 방식을 택해 혁신을 이루고 있다. 클러스터가 만들어지던 2000년대 초는 혁신이 주요 과제로 여겨지며 일본 내 산학 클러스터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지금은 주요 클러스터만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세이이치 이사장은 “16개 지역에 지식 클러스터를 만들었지만 이를 9개로 줄였고, 이후 2개 핵심 지역을 슈퍼 클러스터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며 “그 중 하나가 교토 지역 슈퍼 클러스터로 주변 위성 클러스터와 포괄적인 협력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은 박구선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한국도 선택과 집중을 하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바이오에 있어)한국은 딱 반이다.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다”며 “잘하는 건 잘하게끔, 못하는 건 버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인 것은 한국의 바이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원천기술이 부족함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니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오송 클러스터를 비롯한 한국 바이오클러스터에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우선 오송이 ‘넘버 원’이 아닌 ‘온리 원’이 되는 차별적 전략을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클러스터다”며 “한국 바이오 클러스터만 대표적인 곳이 7곳인데 소규모도 다수 있으니 이를 묶어서 큰 규모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를 토대로 파괴적 혁신을 이끌어내면 오송 클러스터도 20년 뒤 5개 정도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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