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소자 내 전자 진동 1조분의 1초 단위로 관찰한다

2019.11.05 13:36
심흥선 KAIST 물리학과 교수. KAIST 제공.
심흥선 KAIST 물리학과 교수. KAIST 제공.

움직이는 물체를 관찰하려면 카메라를 이용해 연속 촬영해야 한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물체가 셔터 자동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면 포착할 수 없다. 나노 규모의 전기소자도 마찬가지다. 10기가헤르츠(GHz)보다 더 빠르게 진동하는 전기 신호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KAIST는 심흥선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 연구소, 영국국가표준기관(NPL)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나노 규모의 전기소자 내에서 전자 파동함수의 피코초(1조분의 1초) 수준의 초고속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심 교수 연구팀은 이른바 ‘나노 셔터’를 나노 전기소자 옆에 부착해 전자의 파동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나노 셔터는 공명 상태를 갖는 불순물을 말한다. 나노 전기소자 내의 전자가 이 불순물 근처에 도달할 때 전자는 공명 상태를 통해 소자 바깥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 때 전류 신호를 관찰하는 것이다. 

 

전기소자의 전자 에너지와 공명 상태 에너지가 같을 때만 바깥으로 나올 수 있어 공명 상태 에너지를 시간에 따라 변화시켜 나노 셔터를 빠르게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나노 셔터를 여는 시간을 바꾸면서 전류를 측정하면 전자가 불순물 근처에 도달한 시점 정보를 얻게 돼 나노 전기소자 내 전자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원리다. 

 

심 교수 연구팀이 제시한 이론에 따라 일본 NTT연구소는 NPL과 협력을 통해 나노 셔터 구현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실험에 활용한 나노 전기소자는 ‘양자점 전자 펌프’다. 이 소자는 단일 전자를 정해진 주기로 발사하는 소자로, 전류의 표준을 연구할 때 사용된다. 

 

연구팀은 양자점 전자 펌프의 출구에 불순물(나노 셔터) 공명 상태를 구현해 양자점 전자 펌프 내에서 전자 파동함수가 공간적으로 진동하고 있음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관찰된 진동수는 250기가헤르츠에 달한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수 피코초 수준의 진동이다. 10기가헤르츠 이상의 진동수와 전자 움직임을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흥선 교수는 “이번에 제시한 나노 셔터는 전자의 양자역학 근본원리를 탐구하는 데 활용될 뿐 아니라 전류 표준, 초정밀 전자기장 센서 등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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