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꽉 채우는 초고화질 영상, 시차 없이 지구 반대편까지 쏜다

2019.11.04 13:54
지난 10월 가상현실(VR)엑스포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8K VR 실시간 실황중계 기술을 시연했다. ETRI 제공
지난 10월 가상현실(VR)엑스포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8K VR 실시간 실황중계 기술을 시연했다. ETRI 제공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고화질 텔레비전이라도, 좌우로 시원하게 뚫린 초록 그라운드의 모습이나 장대한 평원을 한 번에 담지 못한다. 화질과 별도로, 시야각이 좁기 때문이다. 현재 디지털 방송의 시야각은 가로와 세로의 비가 16:9, 디지털 시네마는 2.35:1이다. 인간이 한눈에 꽉 차는 시야각은 6:1 정도의 비율이 돼야 한다.

 

국내 연구팀이 이렇게 넓은 시야각을 갖는 초고화질 영상을 지구 반대쪽에 시간 지연이 거의 없이 보낼 수 있는 중계 기술을 개발해 실증까지 마쳤다. 내년에는 유럽의 음악 경연대회 등 엔터네인먼트 행사에서 실전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360도 가상현실(VR) 등 초고화질 실감 영상 중계가 가능한 새로운 초실감 영상중계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선명도를 크게 높인 영상으로 시야각을 넓힌 것이다. 기존에도 고화질 영상(UHD)을 텔레비전을 통해 접할 수 있었지만, 이번 기술은 기존 UHD보다 3~4배 선명한 ‘울트라와이드비전(UWV)’ 영상을 중계할 수 있어 현장감이 훨씬 높다. 4배 선명한 UWV 영상은 가로세로가 모두 두 배씩 선명해진 영상으로 전체적인 화질과 크기가 크게 개선됐다.

 

특히 3배 선명한 UWV 영상의 경우 세로 선명도는 그대로 둔 채 가로 선명도가 3배 향상시킨 기술로 좌우 시야각 확보에 유리하다.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시야각은 100~110도 정도로, 화면의 가로세로 비가 대략 6:1이 되면 이 정도 시야각을 달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UWV 기술을 이용해 이 같은 시야각을 실현했다. 또 이를 응용해 화면을 가로로 늘려 360도까지 볼 수 있는 VR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도 적용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여러 대의 초고화질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끊기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는 ‘실시간 모니터링 및 생성 기술’이다. 카메라 위치 때문에 연결이 어려운 영상을 계산을 통해 이어 붙이고 색상 및 형태 오류를 보정해 마치 한 대로 찍은 것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시야각이 넓다. 대용량 영상이지만, 이를 전송할 때에도 지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암스테르담 경기장에서 ETRI 연구원이 국제협력기관과 함께 시스템을 설치하고 시험하고 있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게 핵심 기술이다. ETRI 제공
암스테르담 경기장에서 ETRI 연구원이 국제협력기관과 함께 시스템을 설치하고 시험하고 있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게 핵심 기술이다. ETRI 제공

ETRI는 이 기술을 여러 차례 시연해 검증했다. 올해 4월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방송 프로그램 현장에 360도 VR을 적용해 시청자가 360도 전방향에서 토론 패널을 선택해 볼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동으로 대화 내용을 자막으로 만들고 패널의 감정을 분석해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크루이프 아레나에서 펼쳐진 네덜란드와 페루 국가대표팀 친선축구경기를 실황 중계했다. 현지에서 촬영한 초고해상도 영상을 국제연구망인 국가과학기술연구망(KREONET)을 통해 한국에 시차가 거의 없이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내년 네덜란드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음악 경연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암스테르담에서 펼쳐지는 경연을 촬영해 헤이그 등 유럽 도시의 전용 극장으로 보내 광시야각 영상으로 현장을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및 클라우드를 이용해 증강현실(AR)과 VR 등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이현우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은 “세계 최초로 초고화질 UWV 영상 실황을 중계하는 데 성공했다”며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를 개척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