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서로 다른 나비가 닮아 보이는 이유 '유전자 흐름'

2019.11.03 10:4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쌍둥이처럼 똑 닮은 나비 두 마리가 커다란 나뭇잎 위에서 날개를 접거나 편 채 쉬고 있다. 놀랍게도 이 두 나비는 서로 다른 종이다. 왼쪽은 멜포메네길쭉나비이고, 오른쪽은 붉은점알락독나비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일자 표지로 헬리코니우스 속에 속하는 나비 두 종의 사진을 싣고, 어떻게 똑같은 색깔과 패턴을 갖게 됐는지 '뮐러 의태'의 요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실었다. 

 

의태는 곤충이나 새, 양서류 등 생물이 어떤 생김새나 동작을 따라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것이 나뭇가지를 닮은 대벌레나 난초꽃을 닮은 난초사마귀처럼 식물이나 바위 등 주변 자연 환경을 흉내 내는 '은폐 의태'다. 포식자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포식자가 싫어하는 종을 흉내 내는 '베이츠 의태'도 있다. 말벌의 무늬와 같은 무늬를 띠고 마치 말벌인듯이 흉내 내는 꽃등에가 그 예다.

 

이번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결과는 둘 이상의 서로 다른 종이 필요에 의해 서로를 닮는 '뮐러 의태'다. 이들은 계통학적 분류에서 전혀 관계가 없고 자기들끼리도 먹이관계도 없다. 다만 포식자가 같아 독이 있거나 맛이 없게 보이도록 무늬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색깔과 패턴이 서로 비슷해졌다. 뮐러 의태는 베이츠 의태와 달리 누가 누구를 따라했는지 분명하지가 않다. 

 

미국 하버드대 유기및진화생물학과와 브리검영대 식물및야생과학과, 영국 얼햄연구소 노리치연구공원, 푸에르토리코 푸에르토리코대 생물학과 등 공동연구팀은 서로 다른 두 종의 나비가 같은 무늬를 갖게 된 주요 원인을 '유전자 흐름'에서 찾았다. 

 

유전자 흐름은 하나의 생물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유전자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두 종의 나비의 경우 같은 속에서 다른 종끼리 교잡(종간 교잡)이 일어나 비슷한 생김새를 띠게 하는 유전자가 퍼진 셈이다.

 

연구팀은 진화 과정 중에서 서로 다른 종의 나비들에게 유전자 흐름이 나타났고 생존하는 데 유리한 유전자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포식자의 마음에 들지 않게 하는 공통적인 무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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