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 위성통신·우주 태양광…쎄트렉 신화 이어줄 미래 위성기술

2019.10.31 08:03
이준구 KIA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미래우주기술로 위성을 통한 양자암호 통신기술을 꼽았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이준구 KIA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미래우주기술로 위성을 통한 양자암호 통신기술을 꼽았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한국 인공위성 연구와 개발의 산파 역할을 해온 KAIST 인공위성연구소(SaTReC)가 개소 30주년을 맞았다. 30일 대전 유성구 KAIST 대강당에서는 인공위성연구소의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미래 우주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 개발을 시작으로 그동안 축적된 인공위성 기술력의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미래형 인공위성에 활용될 다양한 기술이 소개됐다. 

 

이준구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날 ‘미래우주기술 워크샵’에서 소개한 새롭게 떠오르는 인공위성 양자암호 통신 기술을 소개했다.  양자 암호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해 만든 암호체계로 높은 보안성을 특징으로 한다.  양자화 되어있는 암호를 외부에서 한번이라도 도청하면 0과 1의 값을 동시에 취하고 있던 양자가 0이나 1의 상태로 변해 도청자가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양자암호 통신 거리는 공기와 부딪히며 발생하는 양자암호 데이터의 손실로 현재 최대 200km에 머물러 있다. 서울에서 부산정도의 거리도 양자암호 통신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한계점은 위성을 이용한 양자암호 통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양자암호 데이터를 공기층에서 벗어난 우주에 있는 위성으로 송신하면 그에 따른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위성과 지상국 간 양자암호 통신 거리는 1000km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교수는 양자암호 기술에 대해 “신이 개입해도 깨어지지 않는 보완성을 가졌다”며 “위성을 통해 이런 보완성을 가진 양자암호 데이터의 손실을 막아 통신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이미 중국, 캐나다, 일본 등지에서는 양자암호 통신을 위한 위성 개발이 한창이라며 중국의 양자암호 실험위성  '무쯔'(墨子·묵자)를 소개했다. 무쯔는 2016년 8월 중국 간쑤성 주취안위성센터에서 발사된 세계 첫 양자위성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무쯔 위성이 오스트리아에 있는 지상국에서 양자암호화된 이미지를 받고 저궤도에서 7600km 날아 중국에 있는 지상국에 그 이미지를 송신하는데 성공했다”며 “중국은 위성을 통한 양자암호 송수신이 가능함을 실제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양자암호 통신을 군대 등 높은 보안성을 유지해야하는 체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중국에서는 당 대회가 열리고 모든 당원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없을 때 원격으로 회의하는 시스템이 있다”며 “이때 양자암호 기술을 이용해 중국 베이징과 다른 지방에 있는 원격 회의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용도 외에도 군 보안 시설의 정보를 주고받을 때 양자암호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일 대전 유성 KAIST인공위성연구소에서 ‘미래우주기술 워크샵’에 열렸다. KAIST 여러 분야 교수들이 모여 미래에 쓰일 우주기술들에 대해 소개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30일 대전 유성 KAIST인공위성연구소에서 ‘미래우주기술 워크샵’에 열렸다. KAIST 여러 분야 교수들이 모여 미래에 쓰일 우주기술들에 대해 소개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이날 워크샵에서는 우주 태양광 발전을 현실화시킬 미래 위성 기술도 소개됐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세계에서 열띤 열기를 보여주고 있는 연구분야다. 일본이 내년에 우주 태양광 시범 발전을 진행할 10메가와트(MW)급 태양광 발전 위성을 시험 발사한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중국은 중형 원자로급인 1GW급 우주 태양광위성을 궤도에 띄워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로 우주 태양광 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성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형상기억고분자’를 이용해 우주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패널 및 관련 부품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형상기억고분자는 특정 조건에서 어떤 물체를 일정한 모양을 가지도록 만들 경우 그 이후 외부 충격에 의해 모양이 달라져도 그 물체를 온도나 빛 등 동일한 조건을 맞춰주면 다시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는 성질을 지닌 고분자다.


하지만 문제는 이 형상기억고분자가 지탱할 수 있는 무게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액츄에이터는 150뉴턴(N)의 힘을 가지고 있는 반면 형상기억고분자는 8뉴턴의 힘 밖에 없다”며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이 형상기억 고분자의 힘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이접기 원리와 3D 프린팅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패널이나 관련 부품의 부피를 줄이는 연구도 한창”이라며 “미래에 모터없이 태양광 패널을 펼치는 그런 시스템이 가능한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날 민경욱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과학기술위성 1호의 관측 결과를, 김영진 기계공학과 교수가 초고속 광학기술의 차세대 인공위성 탑재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최원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전기추력 연구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한국의 우주개발 역량이 걸음마 수준이던 1989년 8월 설립됐다. 설립 직후 영국 서리대와 국제공동연구협약을 맺고 전기전자, 물리학, 통신, 제어, 회로 등 다양한 전공 배경을 가진 학생 5명을 파견해 위성 개발에 착수했다. 우주 분야 인력을 양성하고 위성 기술을 전수 받아 빠른 속도로 기초 역량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연구소가 그 동안 개발한 소형 위성은 총 9기다. 위성 개발을 통해 지구 및 우주를 관측하고 우주핵심기술을 검증했다. 우주개발 전문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에 설립돼 독자적인 우주기술 연구를 하는 기관은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 있는 제트추진연구소(JPL)과 도쿄대의 우주과학연구소(ISAS) 등이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연구소의 초대 소장이자 '우리별 1호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최순달 전 체신부 장관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감사패는 미국에서 방문할 최 전 장관의 가족이 대리 수상했다.  권세진 이공위성연구소장은 “우주개발을 위해 일생을 바친 고 최순달 박사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미래 우주기술 개발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대전=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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