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완공되는 암흑물질·암흑에너지 관측장비..2020년 초 본격 가동

2019.10.29 18:13
미국과 영국 등 7개국 연구팀이 참여한 암흑에너지 분광학장비(DESI)가 완공돼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5000개 광섬유로 동시에 5000개의 먼 거리 은하 및 퀘이사를 20분씩 관측한다. 최종적으로 110억 년 전 초기우주의 은하까지 3차원 지도를 만들고 개별 은하의 팽창률을 측정해 우주 팽창 발달과정과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연구할 계획이다. DESY 제공
미국과 영국 등 7개국 연구팀이 참여한 암흑에너지 분광학장비(DESI)가 완공돼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5000개 광섬유로 동시에 5000개의 먼 거리 은하 및 퀘이사를 20분씩 관측한다. 최종적으로 110억 년 전 초기우주의 은하까지 3차원 지도를 만들고 개별 은하의 팽창률을 측정해 우주 팽창 발달과정과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연구할 계획이다. DESY 제공

우주를 구성하는 성분의 95%를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관측된 적이 없는 미지의 물질인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찾기 위해 건술중인 세계 주요 관측장비들이 공정에 속도를 내며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빠르면 2020년 초부터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도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가설 상의 암흑물질 후보 입자 두 가지를 검출하기 위한 장비를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하버드대, 영국 런던대(UCL)는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우주 관측시설 ‘암흑에너지 분광학장비(DESI)’를 완공하고 시험 관측을 시작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DESI는 우주의 68%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간을 밀어 팽창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지의 존재인 ‘암흑에너지’를 연구할 목적으로 2015부터 개발돼 2018년부터 설치돼 왔다.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트 피크 국립관측소에 설치된 4m 구경의 니콜라스 마얄 망원경에 장착된다. 개별적으로 움직여 관측 지점을 조절할 수 있는 5000개의 광섬유를 이용해 5000개의 은하를 20분씩 관측한다. 관측한 뒤에는 빛을 파장 별로 분해해, 은하가 지구를 기준으로 가까워지는지 또는 멀어지는지를 확인한다. 가까워지는 차 소리는 높은 파장으로 변해 높이 들리고, 멀어지는 소리는 낮은 파장으로 변해 낮게 들리는 ‘도플러 효과’를 이용한다.


DESI 앞으로 총 3500만 개의 은하와 240만 개의 준항성체(퀘이사)를 관측할 계획이다. 퀘이사는 태양보다 수십억 배 이상 큰 초대질량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강한 빛을 발해 꼭 가까운 별처럼 보이는 천체다.


DESI가 관측하는 은하와 퀘이사는 우주 초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초기 우주의 3차원 지도를 그릴 예정이다. 또 빛 파장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각 초기 은하의 이동 속도와 방향을 분석해 팽창률을 밝히고, 이를 종합해 초기 우주의 발달 과정을 밝힐 계획이다. 


오퍼 라하브 DESI 영국 컨소시엄 대표(UCL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DESI는 약 110억 년 전 우주를 볼 수 있다”며 “우주의 초기 모습과 발달 과정을 밝혀내 우주가 점점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의의를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에 건설 중인 암흑물질 생성, 관측 장비 ′알프스2′의 도식도다. 과거 원형가속기가 있던 독일 전자싱크로트론센터(DESY)의 초전도 자석 장비를 재활용해 지하 공동에 설치하고, 이를 이용해 레이저를 가속하는 과정에서 일부 형성될 것으로 추정되는 가설 속 암흑물질 후보입자 ′액시온′을 관측한다. DESY 제공
독일 함부르크에 건설 중인 암흑물질 생성, 관측 장비 '알프스2'의 도식도다. 과거 원형가속기가 있던 독일 전자싱크로트론센터(DESY)의 초전도 자석 장비를 재활용해 지하 공동에 설치하고, 이를 이용해 레이저를 가속하는 과정에서 일부 형성될 것으로 추정되는 가설 속 암흑물질 후보입자 '액시온'을 관측한다. DESY 제공

독일이 건설 중인 암흑물질 실험장비는 최근 핵심 장비 설치를 마치고 막바지 건설이 한창이다. 독일 전자싱크로트론센터(DESY)는 암흑물질 실험장비 국제 협력연구팀 ‘알프스2(ALPS II)’ 연구협력단이 알프스2의 핵심장비인 24개의 초전도 자석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알프스 2는 DESY가 주도해 독일 함부르크에 건설 중인 암흑물질 검출 장비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약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로, 우리가 아는 물질(바리온 물질)은 물론 빛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아직까지 관측된 적이 없다. 하지만 중력은 작용해 우주 초기에 은하를 형성하도록 물질을 모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도 보이지는 않지만 은하 주변을 거대한 암흑물질이 둘러싸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도 많다.


알프스2는 120m 길이의 텅 빈 공간을 두 개 만들고 양 끝 벽에 12개씩 초전도 자석을 설치했다. 치 초전도 자석은 이 연구소에 원래 존재했던 과거의 독일 가속기를 재활용한 것이다. 그 뒤 내부에 레이저를 발생시켜 양쪽 끝 초전도 자석을 오가며 증폭되도록 유도한다. 이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양자역학적 현상에 의해 가설 속의 암흑물질 후보 입자 액시온이 극소수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입자는 레이저의 다른 입자(광자)는 통과하지 못하는 벽을 통과해 다른 방에 들어가고, 이 안에서 다시 빛으로 변해 신호를 발생시킨다. 이 신호를 찾으면 가설 속 암흑물질 후보 입자를 찾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현재 막바지 건설 중이다.


알프스 2가 찾으려는 암흑물질 후보 입자 ‘액시온’은 김진의 경희대 석좌교수가 제안한 암흑물질 후보다.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라는 뜻의 ‘윔프(WIMP)’라는 또다른 가설 속 암흑물질 후보 입자와 함께 가장 강력한 암흑물질 후보다.


한국 역시 두 가지 후보 물질를 포함해 세 가지 암흑물질 후보입자 관측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김영덕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장팀이 연구단 전신인 한국암흑탐색그룹(KIMS) 시절 강원도 양양 지하 700m 지점에 건설한 지하실험실(Y2L, 아래 사진)에서 윔프를 관측하는 ‘코사인-100’ 실험을 하고 있다. 

 

코사인-100 팀이 윔프 검출 실험을 한 양양 지하실험실(Y2L)의 모습. -사진 제공 IBS
코사인-100 팀이 윔프 검출 실험을 한 양양 지하실험실(Y2L)의 모습. -사진 제공 IBS

또다른 암흑물질 후보 입자로 꼽히는 ‘비활성 중성미자’를 관측하기 위해 전남 영광 한빛 원전 원자로 부근에서 ‘네오스(NEOS)’ 실험을 진행 중이다. 비활성 중성미자는 다른 입자와 상호작용이 없고 질량은 커서 제3의 암흑물질 후보로 꼽힌다. 원자핵 붕괴 과정에서 생성될 것으로 추정되는 중성미자를 관측해, 그 가운데 비활성 중성미자가 만들어지는지 확인한다. 중성미자는 3가지 형태의 비율이 수시로 변하는 특이한 특성이 있는데(진동변환), 이 과정에서 비활성 중성미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실험연구단은 보다 깊은 곳인 강원 정선 지하 1.1km에 새로운 지하실험실 ARF를 올해 4월부터 구축하고 있다. 2020년 말 완공해 2021년 관측을 시작할 계획이다. IBS는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에서 액시온 관측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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