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자받은 우주스타트업 페리지, 내년 7월 발사 시동 건다

2019.10.28 20:02
페리지항공우주 직원들이 블루웨일 1호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동윤 대표 페이스북
페리지항공우주 직원들이 블루웨일 1호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동윤 대표 페이스북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회사 페리지항공우주가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받고 내년 7월 첫 발사에 나선다. 정부가 2021년 발사를 목표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2)를 개발하는 것과 별도로 국내 민간 회사가 독자적으로 발사체를 발사하는 건 처음이다.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는 이달 23일 ‘삼성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이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페리지항공우주이 최근 삼성벤처투자와 LB투자로부터 12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고 전했다. 페리지항공우주는 약 길이 8.5m, 무게 1.79t에 50kg 위성을 500km상공의 태양동기궤도로 실어나르는 소형발사체 블루웨일 1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소형 발사체 시장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미국의 로켓랩이 개발한 일렉트론 길이의 절반 수준이다. 일렉트론은 150kg을 500km 궤도로 쏘아올릴 수 있다. 

 

신동윤 페리지 대표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형 로켓을 1년 이내 발사할 때까지 회사를 ‘스텔스 모드’로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스텔스 모드란 보이지 않지만 꾸준하고 견고하게 회사를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충분한 자금을 확보에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란 뜻이다. 스페이스뉴스는 이철한 삼성벤처투자 이사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회사가 페리지항공우주에 밝힐 수 없는 금액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페리지항공우주는 2012년 핵심 인력이 모였지만 지난해 정식으로 회사가 출범했다. KAIST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고 있다. 블루웨일 1호는 먼저 첫 발사에서 2단 로켓 성능을 증명하고 2021년 50kg 위성을 궤도에 쏘아올릴 예정이다. 신 대표는 이달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에서 동아사이언스와 만나 “현재 두 곳의 기업이 블루웨일에 위성을 싣기로 계약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위성정보를 활용하는 국내 기관과 기업, 호주대 등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리지항공우주는 호주 서던론치가 호주 남부 해안에 짓고 있는 웨일러스웨이오비털론치컴플렉스에서 블루웨일1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 발사장에서 쏘아올리는 첫 발사체가 될 전망이다. 신 대표는 “호주 남부는 항공기와 선박 운항이 거의 없고 날씨가 맑아 다양한 발사각으로 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어 매우 유리한 지형”이라고 말했다. 연간 40회 이상 발사가 가능하다는 게 신 대표 생각이다. 

삼성벤처투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페리지항공우주에 투자했다고 공지했다.
삼성벤처투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페리지항공우주에 투자했다고 공지했다.

소형발사체 시장은 인공위성 개발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조금씩 열리고 있다. 위성의 임무에 따라 우주상에서의 궤도가 정해지는데 초소형위성이 다양한 임무에 쓰이면서 필요로 하는 궤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형발사체는 발사 비용이 비싸 조금씩 여러 궤도에 쏘기 쉽지 않다. 대신 주목받는게 소형발사체다. 뉴질랜드 스타트업 ‘로켓 랩’의 2단 로켓 ‘일렉트론’과 미국 스타트업 ‘벡터론치’의 로켓 ‘벡터 R’ 등은 수십억 규모의 저렴한 1회 발사비용으로 새로운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스페이스뉴스에 따르면 페리지항공우주는 50kg 탑재체를 발사비용으로 200만 달러를 제안했다. 재활용 로켓으로 민간 우주를 주도하는 스페이스X는 1kg 당 200만원을 목표 발사비로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페리지항공우주가 호주에서 소형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려면 넘어야할 산이 있다. 액체 발사체는 미사일통제체제(MTCR) 규제를 받는 금지품목이라 로켓 선적을 위해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페리지항공우주는 부품을 가지고 나가 호주에서 조립하는 경우 더 까다롭기 때문에 완성품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 대표는 “한국에서 호주로 발사체를 수출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아직까지 액체로켓을 해외에 수출해본 경험이 없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호주 우주청은 지난해 공식 설립된 이후 발사 규정을 정비했다. 하지만 호주 역시 발사 라이센스를 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 대표는 웨일러스웨이오비털론치컴플렉스 인근에 이미 발사체 조립시설을 비롯한 연구 시설을 지었다. 이와 함께 최대 지름 2m에 이르는 발사체를 용접 없이 탄소섬유로 뽑아내는 공작 기계도 상용화했다. 페리지항공우주는 블루웨일 1호가 성공하면 2~3년내 지구 저궤도로 250~300kg 위성을 쏘아올리는 발사체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