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전 세계 지렁이 지도, 지하생물 다양성 밝히다

2019.10.27 09: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이번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리저리 얽혀 있는 지렁이들의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지렁이는 전 세계 곳곳의 땅 속에서 발견된다. 지렁이는 땅에 구멍을 파고 토양을 섞어주며 유기물을 먹어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땅에 영양과 물을 공급하고, 탄소를 저장하는 등 생태계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생태계 엔지니어’다.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동물이지만, 정작 세계적인 분포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지렁이의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전 세계 지렁이 연구자들이 힘을 모았다.

 

헬렌 필립스 독일 통합 생물다양성 연구센터 연구원과 니코 아이젠하워 교수, 에린 캐머런 영국 세인트메리대 교수 등 전 세계 37개국 140명의 연구자들은 전 세계 지렁이 분포와 다양성 및 개체수를 조사해 그 결과를 24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필립스 연구원 등 이번 연구의 실무 그룹은 전 세계 지렁이 연구자들과 접촉해 57개국 6928곳의 정보가 담긴 새로운 전세계 지렁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렇게 모은 지렁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렁이의 흥미로운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렁이의 지역에 따른 종 다양성은 육지 생물과 반대로 나타났다. 육지 생물은 열대 지역과 같은 저위도 지역으로 갈수록 종 다양성이 커진다. 반면 지렁이는 오히려 온대 지역에서 가장 높은 다양성을 보였다. 유럽과 미국 북동부, 남미 남단, 뉴질랜드 등이 지렁이 종이 풍부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렁이의 면적당 개체 수와 면적당 질량도 온대 지역이 가장 높은 패턴을 보였다.

 

지렁이의 다양성과 개체수, 질량 등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은 강수량과 온도였다. 지렁이가 살고 있는 곳인 토양의 특성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아이젠하워 교수는 “강수량과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건 기후변화가 지렁이 공동체에 변화를 가져오고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자연 보호에 새로운 관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을 보존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이 생물 다양성인데 지상 생물의 다양성에만 초점을 맞추면 지렁이를 보호하는 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연구팀은 지하 생물 다양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정했다. 아이젠하워 교수는 “생물 다양성의 보존에 있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우리 발 아래 있는 다른 유기체와 생태계 기능에 매우 중요한 생물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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