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는 큰 성공 가능한 미래 의약...임상기술 뛰어난 한국 성장 기대"

2019.10.21 14:33
데이비드 와이너 국제백신학회 회장. 화순국제백신포럼 제공
데이비드 와이너 국제백신학회 회장. 화순국제백신포럼 제공

“면역항암 분야는 위험이 있지만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정부는 위험 감수가 널리 장려되고 혁신이 회자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 과정을 착실히 밟고 있습니다."

 

면역항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이비드 와이너 국제백신학회장(미국 위스타연구소 석좌교수)은 최근 백신 분야에서 면역항암이 새로운 연구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7~8일 전남 화순에서 개최되는 제4회 화순국제백신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와이너 교수는 포럼 참석에 앞서 한국 언론과 e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와이너 교수가 언급한 면역항암은 인간의 면역계가 종양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면역계는 암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암세포도 면역계를 방해하는 물질을 내놓아 공격을 당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면역계가 암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암을 잡아먹을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면 면역계를 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또 백신처럼 암을 예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제임스 앨리슨 미국 MD앤더슨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것도 면역항암제 개발에 단초가 된 기초과학이었다.

 

와이너 교수는 “면역항암 치료법은 암 치료에 대한 접근방식을 빠르게 바꿔 놓고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면역항암 치료법만 벌써 12가지가 넘는다”라고 소개했다.

 

와이너 교수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면역항암치료의 가치와 역할은 점점 더 강화될 것”이라며 중심에 설 기술로 합성 DNA 기술과 복합면역치료 전략을 꼽었다. 합성 DNA 기술은 DNA를 변형시킨 작은 원형 DNA 조각(플라스미드)을 세포에 넣어 암을 인식하는 항원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체내 면역 체계는 이 항원에 반응하기에 암을 찾는 능력이 높아진다. 복합면역치료는 기존 암 치료에 면역치료를 통합하는 암 치료법이다.

 

와이너 교수는 다양한 요인이 면역항암제 개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발속도가 다른 치료제보다 빠르고 면역관문억제제 등 기존 면역항암치료법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며 ""여기에 환자별 암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고 다른 약보다 상대적으로 실패에 대한 위험은 작고 성공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와이너 교수는 한국의 면역항암 분야 산업에 대해 “한국은 뛰어난 의료체계와 고도로 훈련된 임상 인력 등으로 초기 임상연구를 하기에 좋은 나라”라며 “전 세계 상위 25개 생명공학 기업 중 삼성과 셀트리온이 포함되는 등 한국은 생명공학 강국이고 면역항암 분야에서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와이너 교수는 “면역항암 분야는 어느 정도 위험이 있지만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분야”라며 “정부와 연구비 지원기관은 위험 감수를 널리 장려하고 모두가 혁신을 이야기하는 환경을 구축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이 점에서 유의미한 단계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너 교수는 한국 백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백신은 세계보건을 위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백신과 면역항암치료 분야에서 어떤 혁신이 일어날 것인지 매우 흥미롭게 지켜봐야 한다”며 “여기에 DNA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다.

 

와이너 교수는 다음 달 7~8일 전남 화순에서 열리는 ‘국제화순백신포럼’에 연사로 서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첫날 강연에서는 신종감염병과 면역항암 분야에서 대두되고 있는 신속백신과 면역기술 혁신을 주제로 강연한다. 주로 DNA 기반 백신 기술을 보여주는 임상 연구를 소개한다. 둘째 날은 DNA 합성기술을 활용해 생물학 제제가 체내에 발현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면역항암제 치료방법. 암세포는 체내 면역체계를 피해 증식한다.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이 면역세포인 T세포와 결합해 T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린다(왼쪽). 그런데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면 이런 결합이 억제된다. T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암세포를 파괴한다(오른쪽). 과학동아(일러스트 정은우)
면역항암제 치료방법. 암세포는 체내 면역체계를 피해 증식한다.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이 면역세포인 T세포와 결합해 T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린다(왼쪽). 그런데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면 이런 결합이 억제된다. T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암세포를 파괴한다(오른쪽). 과학동아(일러스트 정은우)

 

올해로 4회차를 맞은 이번 포럼은 ‘치료백신과 면역치료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다. 포럼의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준행 전남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전남 화순과 경북 안동에 백신산업을 키우기 위한 CMO를 만드는 데 2000억 원이 투자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최고 규모”라며 “전 세계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이 모이는 이번 포럼이 한국 백신산업을 키우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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