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한 이광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장이 보직 해임됐다. KIST는 조 전 장관 딸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 조형물에 대해서도 심사위원회를 열어 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KIST 관계자를 인용해 이 소장이 16일 자로 보직해임됐고 무보직 연구원 신분으로 출퇴근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KIST 관계자에 따르면 이 소장이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병권 KIST 원장이 이를 수용해 보직해임이 진행됐다. 이 소장에 대한 징계는 정식 조사와 징계위원회 회부를 통해 처리된다.
조 전 장관의 딸은 대학 2학년 여름방학 기간이던 2011년 7월 이 소장의 도움을 받아 KIST와 한 달짜리 학생연구원 근무 계약을 했다. 하지만 정 모 박사의 연구실에 단 이틀만 출근하고 무단결근하는 등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KIST에 따르면 이 소장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2013년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조 씨의 학생연구원 근무 경력 확인을 허위로 적어 e메일로 보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KIST는 서울 성북구 연구동 L3 건물 앞에 설치된 50주년 기념 조형물에 조 전 장관의 딸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과 관련해 심사위원회를 열어 처리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념물은 1966년 KIST 설립 이후 KIST를 하루라도 거친 사람의 이름을 모두 싣는다는 의미를 담아 설립됐으나 조 씨의 이름이 새겨진 것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KIST 관계자는 "심사위원회의 개최 시기와 내용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 입장차가 있어 내부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