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자 발표한 '세 부모 자녀' 가이드라인 반박 연구 나와

2019.10.17 02:00
미토콘드리아치환술의 개념도. 미토콘드리아 게놈에 문제가 있는 여성(왼쪽)이 이런 문제가 없는 아이를 낳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게놈에 문제가 없는 여성(오른쪽)의 탈핵한 난자에 자신의 핵을 넣은 뒤 수정을 시켜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이다. 사이언스 제공.
미토콘드리아치환술의 개념도. 미토콘드리아 게놈에 문제가 있는 여성(왼쪽)이 이런 문제가 없는 아이를 낳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게놈에 문제가 없는 여성(오른쪽)의 탈핵한 난자에 자신의 핵을 넣은 뒤 수정을 시켜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이다. 사이언스 제공

한국 연구자가 발표한 ‘세 부모 자녀’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을 치료하는 가이드라인을 반박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개빈 허드슨 영국 뉴캐슬대 유전의학연구소 연구원과 메리 허버트 교수 공동연구팀은 201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세 부모 자녀’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을 치료할 때 치료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달 16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2016년 당시 강은주 서울아산병원 줄기세포센터 교수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공중보건대 교수가 발표한 논문을 반박한 것이다. 강 교수팀은 이에 대해 다시 재반박하는 논문을 실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은 돌연변이가 일어난 미토콘드리아 DNA가 자손에게 전달되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DNA는 핵 뿐 아니라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도 소량 들어있다. 정자는 수정할 때 핵만 쓰이기 때문에 난자에 들어있는 미토콘드리아를 통해서만 전달되는 모계 유전병이다. 국내에는 약 5000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세 부모 자녀’다.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이 있는 엄마의 난자에서 핵을 빼내 건강한 난자에 주입한 후 아빠 정자와의 체외수정을 통해 배아를 만드는 방식으로 ‘미토콘드리아 치환술’이라고 부른다. 공여자의 난자를 쓰지만 자녀는 엄마의 DNA와 아빠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핵을 치환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미토콘드리아 DNA 소량이 딸려 들어가며 엄마의 DNA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이다. 2016년 강 교수팀의 연구에서도 미토콘드리아 치환술로 치환된 후 수정을 거쳐 자란 배아줄기세포주 15개 중 3개는 다시 엄마의 미토콘드리아를 갖게 되는 ‘회귀’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논문에서 강 교수팀은 미토콘드리아 DNA 내 ‘컨저브드 시퀀스 박스 2’라 불리는 부분의 구아노신(G) 잔기의 수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 유전자가 비슷해야 회귀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뉴캐슬대 연구팀은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어린 나이에 시신경이 위축되는 증상을 보이는 ‘레베르 유전성 시신경병증’(LHON)을 일으키는 돌연변이인 ‘m.14484T>C’가 회귀한 세포계 셋 중 둘에서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LHON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들은 엄마에게서 조금만 전달되도 전체 미토콘드리아에 영향을 미치는 ‘호모플라스미’다”며 “미토콘드리아 치환술이 현재까지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당시 연구의 경우 공여자는 모두 건강한 사람으로 한정했고 4세대를 스크리닝 했지만 병이 나타나지 않는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LHON를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더라도 실제로 실명에 이를 확률은 남성은 약 50%, 여성은 10%로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다만 이러한 가능성이 있으면 공여자로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회귀 현상과 관계없이 동의해 이번 논문에서 권고했다”고 말했다.

 

뉴캐슬대 연구팀은 G의 수가 비슷하면 회귀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제시한 가이드라인도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G의 수와 회귀 현상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2016년 연구에는 엄마와 공여자의 유전자 내 G 수가 같은 세 그룹 중 회귀한 사례와 그렇지 않은 사례가 공존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연구에서 분석한 세포를 다시 재분석한 결과 엄마와 공여자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G의 수가 일치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회귀가 일어나는 확률이 20% 가량으로 비슷하다고도 했다.

 

강 교수팀은 이를 반박하며 엄마의 DNA에 G가 많은 경우 회귀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새로운 분석을 내놨다. 2016년 연구와 이후 다른 연구팀에서 추가로 진행한 관련 연구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34개의 세포주를 분석한 결과 엄마쪽이 공여자보다 G가 많은 경우 60%의 확률로 회귀가 발생했음이 확인됐다. 반면 공여자가 G가 많은 경우는 회귀가 발생한 사례가 없었다.

 

강 교수는 “회귀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원인을 연구팀마다 다른 관점에서 본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미토콘드리아 치환술을 활용할 때 어떤 것을 참고할지 스스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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