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기간 미국인 행복지수는 왜 잠깐 올랐나' 英연구팀,책·신문 분석

2019.10.15 11:35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환호하는 영국 시민들의 모습. 과거 시대의 행복 정도를 출판물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환호하는 영국 시민들의 모습. 과거 시대의 행복 정도를 출판물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옛날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했을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쟁은 사람들의 행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정답은 ‘책’ 에 있었다. 영국의 심리학자들이 과거에 발간된 출판물을 통해 옛 사람들의 행복 수준을 가늠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토마스 힐스 영국 워릭대 심리학부 교수 연구팀은 과거 출판물을 토대로 국가 행복지수를 추출해내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 14일 소개했다.  

 

경제가 발전한 이후 국민 행복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지수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 발전해법 네트워크’(SDSN)는 2012년부터 해마다 세계행복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7년부터 행복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지수가 발표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아 국가에서 주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과거 행복도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판물에 주목했다. 출판물은 유행에 민감해 당시 시대 국민의 성향을 반영하기 쉽기 때문이다. 출판물 분석을 위해 연구팀은 지난 200년 간 출판된 책 800만 권의 텍스트 정보가 담긴 ‘구글 북스 말뭉치’를 활용했다. 말뭉치는 컴퓨터가 언어를 분석할 수 있도록 변환한 자료다. 800만 권은 현재까지 출판된 책의 6%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연구팀은 긍정적 단어와 부정적 단어의 상대적 비율을 계산해 영국과 미국, 독일, 이탈리아 4개 국가의 행복 수준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계산 결과를 기존에 정한 행복지수와 비교한 결과 비슷한 경향성이 나타났다"며 "지수가 믿을만 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영국과 미국, 독일, 이탈리아 4개국의 1920년부터의 행복 지수다. 1차 세계대전 시절(1914~1918)년 모두 큰 폭의 행복도 하락을 겪었다. 토마스 힐스 제공
영국과 미국, 독일, 이탈리아 4개국의 1920년부터의 행복 지수다. 1차 세계대전 시절(1914~1918)년 모두 큰 폭의 행복도 하락을 겪었다. 토마스 힐스 제공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1820년부터 현재까지의 국가별 행복 지수를 도출했다. 행복 지수에는 몇 가지 패턴이 나타났다. 우선 GDP(국내총생산)가 올라가면 국민의 행복도도 올랐다. 하지만 그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 국민 수명이 1년 연장되는 것은 GDP가 4.3% 오른 것과 같은 행복 영향을 미쳤다. 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은 네 국가 모두에게 불행을 안겼다. 연구팀은 “이러한 전쟁이 1년 단축되는 것은 GDP가 30% 증가하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로는 각국별로 크고작은 사건에 따라 불행함이 반영됐다. 영국에선 탄광을 중심으로 대규모 노동자 파업이 일어난 1978년 ‘불만의 겨울’ 시기가 가장 불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패전할 당시인 1975년 전후가 가장 불행한 시점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한국전쟁을 겪은 시점에 오히려 일시적으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일시적인 사건이 끝난 이후에는 행복 지수는 추세선을 따라 다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힐스 교수는 “놀라운 것은 전쟁이나 일시적인 경제 호황 혹은 불황 등에도 국가의 행복 지수가 매우 탄력적이라는 점”이라며 “남북전쟁이나 세계 대공황에도 사람들은 사건이 끝난 후 재빨리 이전의 행복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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