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 임신의 시대, 출산과 아기 건강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

2019.10.10 18:54
10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한 ′여성건강연구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혼인 연령 증가로 인해 저출산, 난임이 증가했고 이것이 아기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0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한 '여성건강연구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혼인 연령 증가로 인해 저출산, 난임이 증가했고 이것이 아기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18년 한국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기의 수는 0.98명이다. 출생하는 아기의 숫자도 과거에 비해 급감했지만, 미숙아(임신 37주 전에 태어나는 아기)와 저체중아(출생 시 2.5kg미만인 아기)도 증가했다. 

 

10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질병관리본부가 개최한 '여성건강연구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임산부의 건강과 신생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혼인 연령 증가로 인해 저출산, 난임이 증가했고 이것이 아기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엄마 아빠의 연령'이 젊을수록 출산 가능성 높아져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기는 1970년 4.53명에서 1983년 2.06명, 2001년 1.31명, 2018년 0.98명으로 급감했다. 첫째 아이를 낳는 엄마의 평균 연령은 1997년 27.1세, 2005년 29.1세, 2008년 29.6세, 2015년 31.2세, 2018년 31.9세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저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난임 시술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시술(시험관아기) 등 난임 시술을 많이 한다고 해서 가임력이 늘어나는 게 아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신 가능성을 떨어진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장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가임력이 가장 좋은 시기는 20대 초반이지만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과 저출산이 발생한다"며 "사회적으로 취업과 주택 마련, 결혼과 임신, 출산이 이어지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아기를 낳으라고 권장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 센터장은 "지금 당장 결혼 계획이나 가족계획이 없더라도 남성과 여성 모두 20대에 가임력 검진을 받아 자신의 가임력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즘에는 의학의 발달로 난자와 정자, 수정란을 얼렸다가 원할 때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 센터장은 "가임력이 떨어지는 항암치료 예정이거나 조기 난소 부전 등 미혼이 생식세포를 보관해야 하는 경우 급여 혜택 등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경제적 지위' 낮을수록 미숙아, 저체중아 위험 증가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젠더폭력안전연구센터장은 2011년 3년 내 출산을 경험했던 만 30~44세인 여성 9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임산부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업, 소득 수준, 학력 수준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미숙아, 저체중아 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정아 기자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젠더폭력안전연구센터장은 2011년 3년 내 출산을 경험했던 만 30~44세인 여성 9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임산부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업, 소득 수준, 학력 수준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미숙아, 저체중아 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정아 기자

임산부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업, 소득 수준, 학력 수준 등 사회경제적 지위는 미숙아, 저체중아 출생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아기가 일찍 태어나거나 작게 태어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젠더폭력안전연구센터장은 2011년 3년 내 출산을 경험했던 만 30~44세인 여성 9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김 센터장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일수록 임산부가 흡연이나 음주를 하지 않고 영양 섭취를 잘 하는 등 산전 관리를 더 잘 한다"며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도가 높고 개인적인 스트레스 관리가 훨씬 수월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정부는 주로 여성의 연령에 따라 난임 시술에 대해 지원하고 일부 저소득 가정에 대해서만 추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소득 구간을 나눠 적절하게 난임 시술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 결과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임산부에 대한 젠더 폭력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 없이 대다수 임산부가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정의 소득과 관계 없이 사회적인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는 공공 보건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과 아기 건강 챙기려면 임신 중기 때 '가벼운 운동'해야

 

제일병원과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은 평균 33.2세인 산모 4537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 관찰 연구를 하고 있다. 임신 초기(12주)부터 산후 4~8주까지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추적조사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류현미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이날 심포지엄에서 현재까지 도출한 중간 결과를 대략적으로 소개했다.  

 

류 교수는 "최근 출산 연령의 증가와 비만 여성의 증가 등으로 인해 임신성 당뇨병, 임신 중독증(임신성 고혈압) 등 임신 합병증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 임신 합병증이 태아와 신생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가령 산모가 임신성 당뇨병을 겪고 있다면 태아의 인슐린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어난 아기가 추후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임신성 당뇨병은 나이가 많거나 비만이거나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을 때 발생 위험이 높았다. 류 교수는 "임신 중 신체활동량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지만, 걷기나 근력활동이 있으면 임신성 당뇨병 발생 위험이 줄었다"며 "특히 활동하기 편한 임신 2분기(임신 14~28주)에 가벼운 걷기 운동 등을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임신중 우울증도 아기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전에 우울증을 앓았던 여성은 임신 기간 동안 우울증치료제를 중단하기 때문에 증상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 임신중 우울증은 스트레스와 영양 섭취 등 산전 관리와 이어지기 때문에 태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류 교수는 "연구 결과 임신중 우울증이 가장 심한 시기는 임신 1분기(임신 13주 이전)이며, 배가 많이 나와 거동이 불편한 3분기(임신 28주~출산)에도 우울증 발생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신성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활동하기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편한 임신 2분기 때 가벼운 운동 등으로 정신 건강을 챙겨야 한다"며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정서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배우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문영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하루에 가벼운 걷기 운동을 20분씩 세 번 하라"며 "시속 4.5~5.0km 속도로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걸으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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