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부실학회 참석자 면죄부"

2019.10.10 17:54

한국연구재단과 KAIST가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KAIST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비롯한 부실학회 참석 이력이 있는 연구자들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초 부실학회에 참석한 연구자들을 상대로 출장비를 회수하겠다고 밝힌 과기정통부는 문제가 불거진 지 1년이 지났으나 회수를 전혀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달 10일 열린 과기정통부 직할기관 국정감사에서 “부실학회 출장비 회수 문제가 지난해 제기됐는데도 KAIST와 연구재단은 면죄부를 주고 과기정통부는 회수를 미루고 있다”며 "청와대가 조 교수를 관련 이유로 낙마시켰는데 이런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KAIST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AIST 부실학회 조사 및 검증을 위한 특별위원회 회의록에는 ‘조 교수는 해당 학회 참가 이후 연구성과가 향상되었던 점 등을 고려해 경고 처분을 권고키로 했다’고 명시됐다. 부실학회를 참가했으나 연구성과가 향상되었기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특위는 부실학회에 참석한 다른 교수들에게도 비슷한 면죄부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위는 회의록에 부실학회에 참석한 최모 교수에 대해서도 ‘최모 교수는 해당 학회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는 등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웠던 점을 고려해 경고한다’고 명시했다. 정 의원은 “좌장까지 맡은 교수가 부실학회를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면죄부를 준 KAIST의 부실학회 특별위원회 구성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부실학회 특위를 보면 한 사람은 조 교수의 서울대 공대 동기고, 한 사람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직속 후배”라고 말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사실 관계를 파악해서 다시 보겠다”고 답했다.

 

연구재단도 조 전 교수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정 의원이 연구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구재단은 지난 7월 관련 사항에 대한 심의를 하고 “조 교수가 부실학회로 지목된 오믹스(OMICS) 주관 학술대회 2건을 참가한데 대해 일반적인 학술활동으로 참가경비를 인정한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 교수를 장관 후보에서 낙마시킨 이력이 ‘일반적인 학술활동’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보도자료를 내고 부실학회에 참석한 400여 명에게 지급된 14억 5000만원을 소명절차를 거쳐 회수할 계획이라 밝혔으나 1년이 지났음에도 회수한 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원은 “처음과 달리 이후에는 실제 회수 예상 금액을 1억 5000만 원으로 줄이고 이조차도 하나도 집행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문미옥 과기정통부 1차관은 “현재 7800만원에 대해서 환수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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