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처분장·원전 드론 출몰 등 이슈 쏟아진 원안위 국감(종합)

2019.10.07 21:48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하기관 국정감사가 열렸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하기관 국정감사가 열렸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원전 안전과 생활방사선 문제부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원안위와 산하기관에 탈원전 인사가 다수 포진한 문제까지 국회의원들의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건물에서 발견된 공극을 둘러싼 부실시공 논란과 원전의 잦은 고장 문제, 드론 출몰에 대한 대응 등 원전 안전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국감에 앞서 공극이 다수 발견된 전남 영광의 한빛 3,4호기의 하자보수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책임지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법적으로 확정해야 한다고 다수 의원이 지적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현대건설이 국감을 앞두고 면피 목적을 가진다는 우려는 들지만 이를 실제로 이행할 뜻이 있다면 종합감사까지 법적 효력 있는 서면으로 작성해오라"고 말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도 “현대건설 사장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세워 속기록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건설과의 중재는 국회 과방위 위원장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열출력 초과로 수동정지한 한빛 1호기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개호 의원은 “무자격자 운전을 파악하는데도 10일이 넘게 걸리고 주민 대표와 원안위와 면담하는데도 13일이 걸렸다”며 “원안위는 느긋하고 긴장도가 전혀 없이 사고처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선숙 의원은 “운영기술지침서에 열출력의 정의만 있고 측정 방법 기술이 없어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와 한수원이 논쟁하며 4시간을 허비했다”며 지침서에 관련 내용을 기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엄 위원장은 “포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들어 비행금지구역과 비행제한구역이 설정된 원전 상공에 자주 출몰하는 드론의 불법 비행 문제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드론이 올해 자주 출몰했는데도 원안위는 방호훈련 한번 제대로 한 적 없다”며 “드론 운영자에 대한 처벌도 미약한 것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한빛 원전 등 원전 주변 3.6km 내는 비행금지구역, 반경 18km 내는 비행제한구역이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원안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원전 인근에서 발견된 비행체 출몰 건수가 13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10건이 올해 들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련해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2015년 방호계획에 드론이 들어갔지만 훈련이 되지 않은 점은 있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도 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고 관련법 개정도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드론에게 전파를 쏘아 무력화하는 장비인 ‘재머’를 국감장에서 선보였다. 송희경 의원은 “이 재머는 100% 국내 기술로 만들었지만 무선통신을 교란하면 안된다는 법 규제 때문에 쓰일 수 없다”며 “규제를 해결해도 드론이 개인 가옥에 떨어진다거나 하는 2차 피해 보상체계도 없다”고 지적했다.

 

송희경 의원은 “원안위에 드론 출몰에 관한 자료를 요청해도 매번 다른 자료가 오고 내용도 경찰에서 수사중이란 말 뿐”이라며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원안위, 한수원까지 모두 공조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공조를 요청했다. 이에 엄 위원장과 정 사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빛 1호기 수동정지 사건, 사용후핵연료 포화 문제 등 한국수력원자력과 관련한 문제도 다수 제기됐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이날 국감에서는 한빛 1호기 수동정지 사건, 사용후핵연료 포화 문제 등 한국수력원자력과 관련한 문제도 다수 제기됐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포화상태에 이르러가는 사용후핵연료에 관한 지적도 다수 제기됐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7일 원안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사용후핵연료는 저장시설의 90.2%까지 가득찬 상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해 원안위가 아무런 목표를 내지 못하며 전문성이 없는 기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정책 수립에 적극적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원안위나 한수원을 질책할 것 아니고 대통령과 정부, 국회 등 정치권력이 풀어야 할 문제이지만 실무행정집행기관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주기적으로 아우성을 쳐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이 최근 월성원전에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인 ‘맥스터’ 증축을 위한 기자재를 허가없이 들여오며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수원은 맥스터 증축을 위해 2016년 원안위에 허가 신청을 했지만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다. 월성원전은 사용후핵연료 포화 비율이 94.2%로 맥스터 증축이 시급한 원전이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운영허가가 나기 전 들여오는 것은 심의의결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는 등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하자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원전산업체 중 자금난에 허덕이는 업체가 있는데 기자재를 제작해도 놓을 부지가 없다고 호소했고 이미 제작된 것이 어디에 있든 심의에 영향 미치지 않을것이라 판단해 우선 들인 것”이라며 “특별한 사유가 없이 추가 기자재가 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나지 않는 라돈 사태에 대한 질의도 지난해에 이어 나왔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라돈 사태가 촉발된 지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개선이 없는 것 같다”며 “문제를 일으킨 원료물질인 ‘모나자이트’도 여전히 3.35t의 행방을 모르는 상태인데 원안위가 지난해 이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추가 조사 자체를 안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라돈에 오염된 제품이 22만개가 넘지만 수거율은 53%에 불과한데도 원안위는 행정조치 명령만 내리고 강제는 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엄 위원장이 “수거신청이 들어온 제품은 대부분 수거하고 있다”고 답하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안위 역할이 수거신청 처리에만 머물러야 하냐”며 “어떤 일을 하는지, 역량이 부족하면 원안위의 조직과 인력이 부족하다 이런 이야기를 해야 국회에서 뒷받침을 할 거 아니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과 원안위는 영구정지가 신청된 월성 1호기의 원안위 의결 시기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이 배임인지를 감사원에 감사 요구하는 안이 의결됐다”며 “이달 11일 원안위에서 최종 심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감사 전까지 의결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엄 위원장은 “감사와 관계없이 의결할 것”이라고 맞섰고 다시 박 의원은 “월권적 발언”이라며 “원안위가 의결 전에 감사 사실을 알고 문제가 있을수도 있다고 인지한 상황에서 의결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위원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사업자 입장에서는 처리 취소하는 사유는 될 수 있으나 심사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논의할 사항은 아니라 판단하고 있다”며 "의결과 감사는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감사와 심사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펴던 엄 위원장은 오후 들어서는 한발 물러난 모양새를 띄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안위가 의결한걸 감사원에서 부적절하고 판단하면 일이 복잡해져버린다”며 “정부기관 사이 일이니 감사원과 협의해야 하는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엄 위원장은 “이 부분은 저희가 다시 검토를 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원안위와 산하기관에 탈원전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국감 내내 이어갔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원자력안전재단의 김영희 감사는 월성1호기 소송 등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며 "이런 인물이 재단 감사를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원자력안전재단에 탈원전 인사인 김혜정 이사장이 간 후 역시 탈원전 성향의 김호철 원안위 위원이 소속된 법무법인 한결과 법률자문 수의계약을 맺고 진보성향이 강한 법무법인 지평과는 쪼개기 수법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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