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한빛원전 보수 책임 발언에 의원들 "법적효력있는 문서 써와야"

2019.10.07 14:19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과방위 국정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과방위 국정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원전 건물에서 발견된 공극을 둘러싼 부실시공 논란과 원전의 잦은 고장 문제, 드론 출몰에 대한 대응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도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원안위와 산하기관에 탈원전 인사가 다수 포진한데 대한 문제를 집중 부각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 앞서 공극이 다수 발견된 전남 영광의 한빛 3,4호기의 하자보수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책임지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를 문서로 작성해 법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원안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빛 3,4호기에서만 원전 건물의 차폐용벽인 내부철판(CLP) 481곳에서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원전까지 포함하면 CLP 결함은 모두 9998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원전 운영 과정에서뿐 아니라 시공 당시부터 이미 결함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전체 원전 건설을 총괄하는 건설사 측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현대건설이 국감을 앞두고 면피 목적을 가진다는 우려는 들지만 이를 실제로 이행할 뜻이 있다면 종합감사까지 법적 효력 있는 서면으로 작성해오라"고 말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도 “현대건설 사장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세워 속기록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건설과의 중재는 국회 과방위 위원장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와 관련해 “상황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해 사업자인 한수원 측이 상황을 회피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노 의원도 “1주일 전에 현대건설 측에 책임지고 안전하게 보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바로 구체적으로 논의하라고 원안위원장에게 얘기했는데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나”라며 원안위와 한수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최근 들어 비행금지구역과 비행제한구역이 설정된 원전 상공에 자주 출몰하는 드론의 불법 비행 문제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드론이 올해 자주 출몰했는데도 원안위는 방호훈련 한번 제대로 한 적 없다”며 “드론 운영자에 대한 처벌도 미약한 것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한빛 원전 등 원전 주변 3.6km 내는 비행금지구역, 반경 18km 내는 비행제한구역이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원안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원전 인근에서 발견된 비행체 출몰 건수가 13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10건이 올해 들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련해 엄재식 원안위원장은 “2015년 방호계획에 드론이 들어갔지만 훈련이 되지 않은 점은 있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도 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고 관련법 개정도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를 놓고는 원안위가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고 있고 감시체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감시할 해양 감지기 19개 중 11개에서 고장이 발생했다”며 “애초에 해양에 설치할 것이면 내구성을 염두에 뒀어야 하는데 감시기는 내구 연한도 없는 상황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일본의 계획에 대한 내부자료를 확보할 수도 없고 한일 공동으로 협조하는 체계도 없다”며 “내부자료도 얻을 수 있는 총력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엄 위원장은 “한중일 원자력안전고위규제자회의에서 지난해 오염수 관련 논의가 있었고 올해 11월에도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야당과 원안위는 영구정지가 신청된 월성 1호기의 원안위 의결 시기를 놓고도 팽팽히 맞섰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이 배임인지를 감사원에 감사 요구하는 안이 의결됐다”며 “이달 11일 원안위에서 최종 심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감사 전까지 의결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엄 위원장은 “감사와 관계없이 의결할 것”이라고 맞섰고 다시 박 의원은 “월권적 발언”이라며 “원안위가 의결 전에 감사 사실을 알고 문제가 있을수도 있다고 인지한 상황에서 의결하는 것은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위원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사업자 입장에서는 처리 취소하는 사유는 될 수 있으나 심사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논의할 사항은 아니라 판단하고 있다”며 "의결과 감사는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항공사 승무원의 우주방사선 피폭 문제를, 이원욱 의원은 건자재의 라돈 방출 문제를 제기하며 생활방사선 현안에 관한 질의를 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피폭 사건이 일어난 서울반도체는 신고사업자로 지정됐는데 신고사업자는 교육 등을 면제받는 이상한 시행령으로 보호받고 있다”며 시행령을 즉각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원안위와 산하기관에 탈원전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원자력안전재단의 김영희 감사는 월성1호기 소송 등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며 "이런 인물이 재단 감사를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원자력안전재단에 탈원전 인사인 김혜정 이사장이 간 후 역시 탈원전 성향의 김호철 원안위 위원이 소속된 법무법인 한결과 법률자문 수의계약을 맺고 진보성향이 강한 법무법인 지평과는 쪼개기 수법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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